세계일보

검색

‘한국판 사드’ L-SAM 강화…북한 미사일 촘촘히 막는다 [박수찬의 軍]

관련이슈 박수찬의 軍 , 디지털기획 , 세계뉴스룸

입력 : 2025-01-17 09:43:14 수정 : 2025-01-17 13:13:18

인쇄 메일 url 공유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휴전선 이남을 지킬 ‘방패’가 한층 두터워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14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 체계개발 착수 회의를 개최했다.

 

한 관람객이 한국에서 개발된 지대공미사일 모형들을 보고 있다. 가장 오른쪽에 L-SAM 요격탄 모형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은 지난해 11월 개발이 완료돼 양산에 들어가는 L-SAM보다 높은 고도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한다.

 

고고도요격유도탄이 전력화되면 북한 탄도미사일이 하강하는 종말 단계의 상층부에서 미사일 요격을 시도, 교전 기회가 늘어나고 요격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사거리도 늘어나 L-SAM 대비 방어 범위가 약 3∼4배 확장될 전망이다.

 

L-SAM 양산과 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요격 기회를 늘리자

 

방위사업청은 16일 166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L-SAM 양산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L-SAM이 일선부대에 배치될 시점도 한층 가까워졌다.

 

수백㎞를 날아가 지상 표적을 타격하는 탄도미사일의 비행은 지상에서 엔진을 점화해 추진제 연소가 끝나는 상승단계, 이후 포물선으로 하강하는 중간단계, 대기권에서 지상으로 낙하하는 종말 단계로 구성된다.

 

패트리엇이나 S-400 등의 미사일 방어망은 종말 단계에서 요격을 시도한다. 이때는 요격 시도가 한 번에 불과하다. 빗나가면 탄도미사일은 지상에서 폭발한다. 요격 시도를 늘리고자 요격 고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진 이유다.

 

미국에선 패트리엇 요격고도를 높인 PAC-3 MSE가 개발됐다. 한국도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를 개량해 M-SAM-Ⅱ를 만들고,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능력 등을 갖춘 M-SAM-Ⅲ 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하층 방어를 위해 개발된 요격미사일이라 요격 시도가 1번뿐이라는 한계가 있었고, 이는 새로운 요격체계 개발 소요로 이어졌다.

 

L-SAM 발사대 차량이 이동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했고, 한국은 L-SAM을 만들었다. L-SAM 개발로 한국은 다수의 

요격체계를 갖춘 다층방어망을 독자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의 핵심이 될 L-SAM은 작전통제소와 교전통제소, 다기능레이더, 발사대 4개 등으로 1개 포대를 구성한다.

 

발사대는 항공기 요격미사일(AAM)과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ABM)을 운용한다. ABM은 고도 40~60㎞ 상공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한다. M-SAM-Ⅱ보다 높은 고도다. 

 

탄도미사일을 높은 고도에서 정확히 파괴하려면, 탄도미사일 궤적을 예측, 빠른 속도로 요격 예정 고도까지 요격탄을 띄운 뒤 적 탄도미사일로 정확하게 이동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선진국 중에서도 일부 국가만 보유한 기술이다.

 

L-SAM은 ABM을 1·2단과 직격비행체(KV)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ABM 동체에서 가장 굵은 1단은 요격체가 초고속으로 상승하는데 필요한 추력을 제공한다. 1단 분리 후 2단은 1단에서 얻은 추력을 더욱 키우며 미사일을 밀어올린다.

 

L-SAM 발사대 차량이 도로를 이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ABM의 핵심은 직격비행체다. L-SAM에 적용된 기술 중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꼽힌다.

 

2단 연소 후 분리되는 직격비행체는 동체 곳곳에 부착된 추력기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자세를 잡으면서 요격지점으로 이동, 적외선 영상탐색기로 탄도미사일을 포착해 운동에너지를 사용해서 격추한다.

 

적욋건 영상탐색기는 먼 거리에 있는 표적이 방출하는 열을 포착해서 직격비행체를 유도해야 하는 만큼 해상도와 정밀도가 높아야 한다. L-SAM은 이같은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

 

항공기 요격용으로 만들어진 AAM은 고도 20㎞에서 최대 160㎞ 거리에 있는 비행기를 격추할 수 있다. 

 

다기능레이더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탐색·추적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능동전자주사(AESA) 기술을 적용해서 탐지율과 운영유지 효율 등을 높였다. 

 

탄도미사일은 10개, 항공기는 40개 표적을 최대 300㎞ 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적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탐지하고 추적해서 궤적을 예측하고 요격미사일을 유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발사대는 지난해 국군의날 기념행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다. 요격미사일을 쏠 수 있는 발사관 6개가 트레일러에 실려 있는 형태다. 

 

현재 L-SAM은 외국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사드보다는 요격 고도나 범위 등이 낮지만, 1발 가격이 300억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반면 L-SAM은 PAC―3(75억원)보다도 저렴하다.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지만 재정적 부담도 있는 국가에선 L-SAM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특히 M-SAM을 도입했거나 구매를 고려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L-SAM과의 시너지를 강조하면서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제안한다면, 추가적인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SAM에 쓰이는 다기능레이더. 세계일보 자료사진

◆100㎞ 상공서 미사일 요격

 

L―SAM은 KAM의 영역을 한층 넓힌 요격무기지만, 북한이 새로운 미사일을 계속 개발함에 따라 요격 고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등장한 것이 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 개발 사업이다. 미사일 방어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더 많은 요격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고고도요격유도탄은 L-SAM 등을 개발하면서 축적한 기술들이 반영된다. 이를 통해 L-SAM ABM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고고도까지 상승한다. 이에 따라 요격고도도 최대 100㎞까지 높아진다. 요격 기회를 한 번 더 얻을 수 있다.

 

요격고도가 높아지고 방어할 면적이 넓어지면, 요격미사일의 성능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직격비행체에 장착될 탐색기와 추력기 등의 성능 향상이 필수다.

 

고고도요격유도탄의 직격비행체 탐색기는 L-SAM보다 먼 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을 포착해야 한다.

 

M-SAM 발사차량에서 요격탄이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탄도미사일과의 거리가 멀수록 직격비행체 탐색기가 이를 정확히 포착할 확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높은 고도에서의 환경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탐색기 성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추력기도 마찬가지다. L-SAM보다 더 먼 거리를 이동하므로 추력을 내는 시간도 늘어나야 하고, 추력의 방향 제어 등도 더 정밀해야 한다. 추력기의 연비를 높이거나 연료 탑재량을 늘리는 등의 방법이 거론된다.

 

고고도요격유도탄에 표적 정보 등을 제공할 레이더나 교전통제소는 일부 개량을 거치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발사대는 별도로 개발해서 L-SAM 포대와 함께 움직일 전망이다.

 

고고도요격유도탄과 별도로 L-SAM-Ⅱ 활공단계 요격유도탄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이 요격 회피 능력을 갖추는데 따른 대응 조치다.

 

북한의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요격을 피하기 위해 하강 단계에서 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을 한다.

 

풀업 기동은 미사일이 표적에 최종적으로 수직 낙하하기 전에 고도 30∼40㎞에서 활공 비행을 실시, 지상 다층방공망의 요격 시도를 최대한 회피하는 방식을 쓴다.

 

이는 방공망이 최종 단계에서 1번 정도만 요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KN-23을 활공 단계에서 요격할 능력을 확보하면, 최소 두 차례의 요격 시도를 할 수 있다.

 

지상 표적을 KN-23으로부터 보호할 확률도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고고도요격유도탄처럼 별도의 발사대를 사용할 전망이다.

 

L-SAM 발사대 차량이 도로에서 천천히 이동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활공 단계 요격유도탄은 고도도요격유도탄보다 훨씬 낮은 고도에서 움직이며, 정교한 비행능력을 갖춰야 하는 만큼 기술적 난도가 더 높다. 따라서 고고도요격유도탄이 먼저 개발되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과 활공 단계 요격유도탄 개발이 완료되면, KAMD는 3∼4회에 걸친 요격기회를 갖게 된다. 방어 범위 또한 크게 확장되어 북한 미사일의 동시다발적 공격 저지도 용이할 전망이다.

 

다만 육군과 공군 방공망과의 유기적인 정보공유,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지역과 수량 결정, 운용 원칙 수입 등이 뚜렷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운용의 비효율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L-SAM 양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각 군의 모든 감시정찰 역량과 대공 방어 능력을 KAMD와 연동하고, 주요 지역을 방어하는데 필요한 배치 지역과 유사시 요격미사일 비축량 설정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지현 ‘깜찍한 손하트’
  • 박지현 ‘깜찍한 손하트’
  • 정혜성 '심쿵 눈빛'
  • 르세라핌 홍은채 '여신 미소'
  • 르세라핌 허윤진 '매력적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