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발생한 화재가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꽃이 우레탄폼에 옮겨붙으며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작업자들에 대한 실화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4일 경찰과 소방당국은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안전공사와 합동 감식반을 꾸려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40분간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4층에서 철제 계단 제거를 위한 용접 작업을 하다가 우레탄폼에 불꽃이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건축 내장재나 단열재로 사용되는 우레탄폼은 인화성이 높은 물질이다. 소방 당국은 작업자들이 매뉴얼에 따라 초기 대응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소화기가 사용된 흔적이 발견됐다.
지난 1일 발생한 이번 화재로 박물관 3층과 4층이 전소됐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건물 내부에 진입한 소방대원 1명이 낙하물에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문화유산 피해는 없었으며, 피해액은 약 12억9600만원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당시 작업 중이던 용접공들을 상대로 실화 혐의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한편 화재 발생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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