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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일 AI 동맹… 딥시크 충격파 넘는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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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04 23:23:48 수정 : 2025-02-04 23: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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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샘 올트먼·손정의 3자 회동
카카오·오픈AI 전략적 제휴도 선언
AI 경쟁 자립도 높이는 발판 삼아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어제 오후 서울에서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3자 회동했다. 이 회장이 전날 항소심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직후 첫 공식 행보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는 최근 5000억달러(약 720조원) 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함께 진행 중인데, 여기에는 반도체 제조사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의 합류 가능성을 타진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발 딥시크 충격까지 가세한 상황에서 ‘한·미·일 AI 동맹’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어제 오전 올트먼 CEO와 회동했다. 마찬가지로 AI 반도체 및 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양사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종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까지 선언했다. 올트먼 CEO가 그제 일본에서 소프트뱅크그룹과 합작사를 세워 기업용 생성형 AI ‘크리스털 인텔리전스’를 개발·판매하겠다고 발표한 것의 연장선이다. ‘저비용 고효율’을 내세운 중국발 AI 기업 딥시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주요국 거점 기업들과 글로벌 동맹 강화에 나선 것이다. 오픈AI가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다지는 것은 우리로선 고무적인 일이다.

미국의 AI 모델 연구기관인 ‘에포크 AI’가 지난해 집계한 전 세계 주목할 만한 AI 모델에서 한국의 유망 AI는 ‘제로’였다. 파운데이션 모델 개수는 14개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에 올랐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AI였던 셈이다. AI와 관련해 한국 정부 부처들은 따로 움직이고, 기업과 대학도 각자도생에 발버둥 쳐왔다. 정부 지원과 투자 규모에서 미·중과는 상대가 안되는 데다 인재풀까지 열악한 탓이다. AI 경쟁에서 낙오 위기에 처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정부는 작년 9월 AI 산업진흥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범정부 부처인 국가 AI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60조원 이상 민간자본 유치를 목표로 세제 혜택, 국가 펀드 운영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12월 3일 계엄령 발령 이후 정치상황이 극도로 불안정해지며 위원회 활동은 유명무실해졌다. 가뜩이나 과학 기술을 등한시하고 혁신 경쟁력을 잃어가는 한국 사회가 아닌가. 기업들의 한·미·일 AI 동맹이 우리 AI 생태계 자립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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