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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가 유일하게 공정한 방식”… ‘전 세계로 확전’ 신호탄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02-09 18:46:46 수정 : 2025-02-09 19: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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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르면 10일 상호관세 부과

무역 상대국과 동일한 관세 부과
韓, FTA 맺어 관세율 차이 없어
美, 무역적자 이유 적용 가능성도
정부, 타국가 조치·대응 예의 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10일(현지시간) 다수 국가를 상대로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혀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유예로 소강상태로 접어든 관세 전쟁이 다시 전 세계로 확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전 취재진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상호 관세를 다음주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연방의회 공화당 의원들과 회의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는 보도가 앞서 나온 바 있다.

수출용 물품 실은 컨테이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0일(현지시간)부터 다수 국가를 상대로 상호 관세 부과 의사를 밝히고 중국도 10일부터 미국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키로 해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안후이성 우후의 한 항구에 4일(현지시간) 수출용 물품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우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 관세 관련 언급을 하면서 어떤 나라와 품목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등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모두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해 예외가 많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 파트너들과 무역 전쟁에서 중대한 확전 조치”로 상호 관세를 발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취임 후 첫 관세 부과 대상으로 이웃나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려다 이를 유예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전 세계로 관세 전쟁을 확대하는 신호탄이 상호 관세라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의 의미에 대해 “한 나라가 우리에게 얼마를 지불하거나 얼마를 부과하거나, 우리가 똑같이 하는 방식”이라며 “매우 상호주의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공정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호주의적 관세가 일괄적인(flat) 관세보다 낫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중국 등이 미국에 10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도 그 나라에 동일한 세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의 공산품 수입에 평균 3%대의 관세를 부과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언급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식의 상호 관세는 무역 상대국 간 동일 세율 관세 부과를 넘어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거나 특정 품목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서의 관세 부과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알다시피 우리가 자동차를 공급하지 않는데, 다른 국가들이 그러는 경우들이 있다”며 “우리는 이것을 동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과의 무역 적자가 ‘제로(0)’로 줄어들지 않으면 일본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이 기준대로라면 여러 분야에서 관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서 품목 수 기준으로 99.8%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관세율 차이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자동차 등 여러 핵심 품목에서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이 같은 기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무역 파트너 중 무역 적자 규모 8위 국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 목적 외에 마약 밀수, 불법 이민 등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무기로까지 관세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FTA가 상호 관세의 완벽한 방패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를 문제 삼아 미국에 유리한 방식으로 상호 관세를 적용하려 할 경우 대미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정부는 한국이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 8위 국가이기는 하지만, 앞선 나라들이 있는 만큼 이들 국가에 대한 조치가 먼저 전격적으로 진행된 뒤 한국에 대한 조치도 따를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조치, 다른 국가들의 대응을 보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에너지 수입 증가 등 미국에 대한 무역 적자 해소 방안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상대국과 동일한 세율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당시 중국 등이 미국에 10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도 그 나라에 동일한 세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불균형을 꾸준히 언급하면서 무역 흑자국에 대해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도 상호 관세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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