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9개 중 6개 휩쓸어
‘여제’ 최민정 3관왕 압도해
女대표팀, 전 개인종목 우승
“韓, 500m 취약” 오명 씻어
남자부 장성우 1000m서 金
계주는 남녀 모두 입상 고배
한국 쇼트트랙은 역시 세계 최강이었다.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 쇼트트랙에 걸린 9개 메달 중 6개를 싹쓸이하며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성남시청)은 3관왕에 오르며 위상을 재확인했고, 박지원(서울시청)과 김길리(성남시청)가 2관왕에 올랐다. 8∼9일 열린 쇼트트랙 경기에서만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로 최고의 성적을 써냈다. 다만 대회를 마무리하는 계주에서 남녀 대표팀 모두 충돌로 메달 획득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민정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9초637의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세우며 소속팀 동료인 김길리(1분29초739)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3관왕에 오른 순간이다. 그는 전날 열린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에서 박지원, 김태성(이상 서울시청), 김길리와 함께 혼성 2000m 계주로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데 이어 5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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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은 2023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2023∼2024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불참하며 한 시즌을 쉬었다. 그동안 장비를 교체하고 스케이팅 기술과 폼을 다듬은 뒤 2024∼2025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해 종합 1위에 오르며 대표팀에 복귀했다. 1년 동안 쉰 선수가 맞나 싶을 만큼 최민정의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한국 쇼트트랙의 취약 종목으로 꼽히는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게 대표적인 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동계 아시안게임 5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쇼트트랙 단거리인 500m는 중국의 강세 종목으로 1990 삿포로 대회부터 2017 삿포로 대회까지 7회 연속 중국이 금메달을 휩쓸었다.
중국 안방에서 열린 대회지만, 최민정을 비롯한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500m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최민정과 김길리, 이소연이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 은, 동을 싹쓸이했다.
최민정은 전날 주 종목인 1500m 결승에서 2위로 달리던 중국 선수가 넘어지는 과정에 휘말릴 뻔하며 속도가 줄어 4위에 그쳤다. 이날 1000m에서는 압도적 실력으로 금메달을 가져왔다. 결승에서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어 1위로 레이스를 주도하던 최민정은 결승선 6바퀴를 남기고 김길리에게 선두를 내줬지만 다시 역전에 성공한 뒤 속도를 올리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자 대표팀은 김길리까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 이번 대회 쇼트트랙 개인 종목을 싹쓸이했다. 다만 계주 3000m에서는 1위로 달리다 김길리가 결승선을 앞두고 중국 궁리와 충돌해 넘어지면서 4위에 머물렀다.
이날 열린 남자 1000m에서는 장성우(화성시청)가 1분28초304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시니어 국제종합대회 개인 종목 첫 금메달이다. 전날 혼성 2000m 계주와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오른 박지원이 1분28초829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대표팀도 이날 5000m 계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지만, 이번에도 중국 텃세에 밀려 실격 판정을 받았다. 박지원과 장성우, 김태성, 박장혁은 2위로 결승선을 끊었다. 그러나 심판진은 비디오 리뷰(다시 보기)를 거친 끝에 마지막 주자 박지원이 중국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팔로 막았다며 반칙을 선언해 실격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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