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은 죄가 많다. 누구 만나고, 어떤 정책 얘기해도 결국 무신불립(無信不立·신뢰 없이 설 수 없다)이다.”
정치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내놓은 쓴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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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사실상 종결 단계에 들어가면서 조기 대선을 겨냥한 주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주자는 이재명 대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유 전 총장처럼 야권 내에서 이 대표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대표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유 전 총장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명계와 비명계의 화합은) 이 대표 하기 나름이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얼마나 모질었나”라며 “여러 가지 업보가 쌓였고, 더군다나 탄핵이 인용된 대선치고는 원사이드 하지도 않다. 어찌 됐든 (비명계를) 다 끌어안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탄핵됐는데도 국민의힘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엇비슷하고 이 대표의 지지율도 정체 상태인 것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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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대표가 원래는 윤석열하고 (비호감도가) 엇비슷했는데 한 사람은 사라지니까 독보적인 비호감 정치인이 됐다”며 비호감도를 줄이지 못하는 한 지지율이 치고 올라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가 37%, 민주당 정당 지지도가 36%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32%,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3%, 오세훈 서울시장 8%, 홍준표 대구시장 5%,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4%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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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0%,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1%로 나타났다.
정체된 민주당, 이 대표 지지율에 변화가 있으려면 이 대표의 ‘변신’이 있어야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민주당의 김동현,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부겸 등 다 같이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비명계를 배제한 ‘비명횡사’ 공천으로 ‘이재명의 민주당’이 굳어진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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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친문계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나는 등 친문, 비명계 인사들과의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친명계는 이 대표가 이들과의 접촉을 통해 ‘헌정수호연대’와 같은 대여 공동 전선을 펴나갈 것이라고 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위법성을 부인하는 윤 대통령과 여당과의 대결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하지만 비명계 인사들은 이 대표가 대통령 권력을 분산하는 개헌에 적극 동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호감도가 높은 이 대표가 지금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진영 갈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비명계측 주장이다. 당장 여권과의 싸움에 힘을 모아야한다는 이 대표측과 극단적 진영 정치를 바꾸는 제도 개선에 힘써야한다는 비명계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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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날 창당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김 전 지사 등을 만나는 데 대해 “본질은 ‘입틀막’을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라며 “의전적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전 대표는 “민주당이 이 대표를 대선후보로 확정한다면 넓은 정치연합으로 반(反)이재명, 이재명 집권 저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윤석열 파면 이후에는 이재명을 청산하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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