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는 악몽과도 같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로 덧씌워진 멍에를 벗어던질 절호의 기회가 왔다.
28일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2036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 도시로 전북특별자치도가 선정되면서 지역과 국가적 명예를 드높일 계기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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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지 선정을 두고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전북의 이름이 알려질 테고, 만약 올림픽을 최종 유치한다면 유수의 체육 인프라 구축은 물론이고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미지 제고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2년 전 잼버리 파행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참가국을 포함한 해외 여러 나라로부터 받은 질타를 올림픽 성공 개최를 통한 찬사로 바꿀 수 있는 무대가 세워졌다.
사실 새만금 잼버리 파행 이후 전북에는 패배감과 상실감이 팽배했다.
성공 개최를 자신했건만 폭염과 해충, 여기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끝내 잼버리가 파행으로 끝나자 도민들의 자존감은 철저히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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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 없이 부족한 화장실과 샤워실 등 편의 시설과 대회 초반까지 해결 못 한 야영장 배수 문제, 우왕좌왕한 조직위원회 등이 한몫했지만, 대회 파행에 따른 온갖 비난의 화살은 전북도로 향했다.
이번 하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했을 때도 누리꾼들은 '잼버리도 망쳤으면서 올림픽이 가당키나 하냐', '또 나라 망신시키려고 하느냐', '전북에는 국제행사를 주면 안 된다' 등 지역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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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파행의 책임 소재도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쏟아지는 비난이 억울할 법도 했지만, 전북도는 묵묵히 대의원들의 마음을 얻어 이번 총회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꺾고 국내 유치 도시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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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관계자는 "분명 기뻐할 일이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북 도민의 자존감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꼭 2036 하계올림픽 최종 개최지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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