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인권·평화 숭고한 '광주 정신' 되살렸다

금남로 일대서 시민 3000여명 추모 퍼레이드
5·18묘지서 기념식… 학술대회·문화행사도 열려

5·18민주화운동 30주년 전야제가 17일 오후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시민 4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기억하라! 맞서라!’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전야제에는 3000여명의 시민이 퍼레이드, 난장 등 주요 행사에 직접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시민군이 끝까지 저항한 장소인 옛 전남도청과 도청 앞 분수대가 주무대로 사용됐으며, 격전의 현장이었던 금남로 일대가 거대한 추모 공연장으로 변했다.

마르지 않는 눈물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한 유족이 가족의 묘 앞에서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본행사에 앞서 학생과 시민 등 1000여명으로 구성된 풍물단은 광주역, 조선대학교, 광주공원에서 각각 출발, 옛 광주은행 사거리에서 만나 주무대까지 굿판을 벌이며 거리행진을 펼쳤다.

같은 시간 금남로에서는 30여개의 동호회가 참여하는 난장 및 마당극과 동학, 항일운동, 4·19혁명, 5·18, 대동세상을 주제로 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518명의 ‘국민 합창단’이 옛 도청 옥상에서 벌인 퍼포먼스 ‘빛―이어오다’로 시작된 본행사는 총 3부로 나뉘어 현재에서 1980년 5월 당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1부 ‘현실’에서는 영화 ‘화려한 휴가’ 제작진의 인터뷰, 초청가수 신해철과 일본 우타고에 합창단의 공연 등이 이어졌다.

2부 ‘기억’에서는 영상과 춤, 노래가 함께 어우러진 공연을 통해 당시의 투쟁을 형상화했고, 3부 ‘오월 그날’에서는 518명 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했다. 전야제는 모든 참가자와 풍물패가 어우러지는 대동한마당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편 5·18 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기념식과 행사 등이 전국 각 지역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기념식은 18일 오전 10시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다.

5·18 민주 유공자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추모하고, 민주·인권·평화의 숭고한 5·18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이날 기념식에는 정부 주요인사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유족, 5·18 관련 단체 회원, 사회 각계대표, 학생, 일반 국민 등 2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식은 헌화와 분향에 이어 5·18민주화운동 기념 영상, 기념사, 기념 공연, 추모의 나비 날리기 등의 순서로 엄숙하고 경건하게 진행된다.

국제학술대회와 5·18민주화운동 기념 사진전시회, 5·18 역사기행, 5·18민주화운동 2세 사적지 순례행사 등도 5월 한 달간 이어진다. 16개 시·도와 목포·순천 등 8개 시·군에서도 5·18정신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기념행사와 문화행사가 열린다.

아마추어무선사 동호단체 회원들은 오는 28일까지 세계 각국 아마추어 무선사들에게 무선을 통한 5·18정신 홍보에 나선다.

박찬준 기자, 광주=연합뉴스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