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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외국기업인 평가 대체로 엇비슷, 재벌 탓 기업들 부패 유독 심각 ”

입력 : 2013-07-15 02:00:09 수정 : 2013-07-15 0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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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풋 PERC 설립자 “박정희, 전두환정권 시대에 비해 한국의 부패 문제는 분명히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사회 고위층의 부패는 안타깝게도 여전합니다. 재벌은 법 위에 군림하고 처벌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고위층에 대한 사법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 한국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국은 아시아 후진국과 엇비슷한 수준의 부패국가’라는 외국 기업인들의 인식은 충격적이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 이후 수십년간 경제 발전만큼이나 사회 전반의 수준도 향상됐다는 한국의 자기 평가와 격차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10년째 외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아시아 각국의 부패 점수를 측정하고 있는 홍콩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시(PERC) 설립자 로버트 C 브로드풋(사진)은 14일 세계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부패 점수는 결국 외국자본 투자 유치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패 점수 조사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각국 상공회의소 멤버, 국제 콘퍼런스 참석자 등이 설문조사 대상이며 국가별로 100명 이상이 참여한다. 설문조사의 국가별 비교는 객관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각국 외국 기업인들의 평가가 대체로 엇비슷하다는 점이다. 평균을 벗어난 답이 별로 없다는 것은 조사 결과가 현상에 근접했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부패 점수가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데.

“중국보다 선진국인 한국에 대해 외국 기업인들이 갖는 기대치도 반영됐지만 한국은 고위층의 부패가 특히 심각하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부패방지위원회를 만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도중 자살한 것도 아이러니다. 중국은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뇌물 비리가 적발되면 처벌이 엄격해 사형도 가능하다.”

―“한국은 기업 부패가 유독 심각하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재벌’ 때문인가.

“물론이다. 유죄 판결을 받고 형기를 다 채우고 만기출감한 재벌 회장 이름을 한 명이라도 댈 수 있나. 모두 가석방과 대통령 특별사면 등 다양한 이유로 풀려났다.”

―높은 부패지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연결되나.

“당연하다. 기업의 가치 평가 시 기업지배구조를 봐야 하는데 한국이 부패할수록 기업 회계장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로서는 위험관리 비용이 늘어나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국가차원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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