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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모래바람·이상한파…힘겨운 ‘몽골 녹색희망’

관련이슈 '녹색별' 지구를 살리자

입력 : 2014-05-08 06:00:00 수정 : 2014-05-09 17: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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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별’ 지구를 살리자] ⑥ 사막화·황사로 신음하는 몽골 (상) 몽골에서 기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낙타를 탄 사람이 들어가면 찾을 수 없을 만큼 삭사울(Saxaul:건조한 지대의 키작은 관목 일종)이 높게 우거졌던 우문고비 아이막(도·道에 해당)의 바얀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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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찾은 이곳은 삭사울이 많다는 뜻의 지명이 무색할 만큼 누런 황무지에 불과했다.

몽골의 고비사막에서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막화 지표식물 하르간이 크게 늘어났다.
원인은 1년에 280일이나 초속 15∼20m로 강하게 불어닥치는 모래바람이다. 바얀자그가 위치한 볼간 솜(군·郡에 해당)의 아디아바타르 솜장은 모래를 한 줌 쥐어 쏟으면서 “이런 모래는 과거에 이곳에서 보지 못한 종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수록 거세지는 모래바람에 사막기후에 강하다는 삭사울도 버티지 못하고 있다.

홍고르엘스라는 100㎞에 달하는 거대한 모래산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35년 동안 마라톤 코스(42.195km)보다도 긴 45㎞나 동쪽으로 이동했다.

서울 면적의 2.5배나 되는 울란호수는 13년간이나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우문고비의 도돔처 기상청장은 “호수의 물이 있다가 없다가 주기적으로 변하는데, 물이 없는 기간이 처음에는 5년이었다가 8년, 최근에는 13년으로 길어졌다”면서 “지난해부터 물이 다시 생기고 있지만, 이 물도 4∼5년 뒤면 다 마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13년이나 말라 있었던 탓에 호수 바닥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막화 지표식물 하르간만 무성했다. 몽골에서는 2000∼2010년 2277개의 호딱(샘)이 사라졌다.

2009년에는 갑자기 몰아닥친 이상한파인 ‘조드’(천재지변)로 1200만마리의 가축이 얼어 죽는 일이 발생했다. 이상기온은 올봄에도 유난하다. 몽골의 연평균 기온은 영하 2.9도이다. 4월 말까지는 영하의 추위가 계속되는 겨울이고 밤에는 영하 45도까지 내려간다.

그러나 몽골을 방문했던 4월 중순의 낮 기온은 영상 20도에 육박했다. 고비사막 한가운데의 밤 기온도 얇은 점퍼로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따뜻했다. 챙겨간 겨울옷은 끝까지 가방 속에서 나오지 못했다.

몽골의 온난화는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 1940∼2007년 사이 몽골의 연평균 기온은 2.1도 상승했다. 전세계 평균 기온 상승이 1도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가파르다. 따뜻해진 날씨에 계절 모르고 싹을 틔운 풀은 건조한 기후를 버티지 못하고 말라죽으면서 사막화를 재촉한다.

몽골에서 2000~2010년 사이 2277개의 호딱(샘)이 사라진 만큼 고비사막 이동 중에 호딱을 발견한 몽골인들은 마냥 신기해했다.
잉크툽신 몽골 기상청장은 “최근 10년 동안 특히 기온이 많이 오르면서 심각한 황사 발생과 사막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50년대 1년에 5번 불던 황사는 지금은 30번으로 늘어났다.

산자수레긴 어윤 몽골 환경녹색개발부 장관은 “몽골은 인구와 공장이 적어 대기를 오염시키는 일이 거의 없는데도 온난화의 피해를 더 크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몽골 정부에서는 사막화 방지를 위해 나무를 심고 인공강우를 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어려운 경제사정 탓에 환경 문제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만달오워솜의 한 마을 담벼락에 불어온 모래가 잔뜩 쌓여 있다. 무게를 못 이겨 담벼락이 넘어지기도 한다.
유엔과 한국 정부 등에서 조림사업을 돕고 있지만 관리가 잘되지 않아 심은 나무들이 말라죽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어윤 장관은 황사 문제를 주변국과 함께 해결할 방법은 “나무를 많이 심고 온난화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란바토르·우문고비(몽골)=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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