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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해외취업 허와 실] 현지인도 피하는 3D 업종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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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29 19:02:58 수정 : 2015-03-29 21: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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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봉 2000만원 미만… 국내보다 낮아
피지 유통업체선 한달 고작 6만6000원
아시아 지역 절반 차지… 대부분 단순직
정부 주선으로 해외 일자리를 구한 청년의 연봉이 평균 2000만원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은 월급이 100만원에도 미치고 못했고 6만6000원에 불과한 사례도 있었다.

29일 고용노동부와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 등에 따르면 정부의 ‘K-무브’ 사업을 통해 지난해 1∼8월 취업한 청년 430여명의 평균 연봉은 1988만원이었다. 이는 취업 관련 포털사이트 잡코리아 등이 최근 조사한 중소기업 대졸 신입사원 평균연봉 2580만원의 4분의 3수준이다.

이 중 월급이 가장 적은 곳은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의 한 식품 제조 및 유통업체였다. 연봉이 79만2000원, 한 달 월급은 고작 6만6000원이었다.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5580원(월 116만6220원)으로, 12시간만 일하면 이 돈을 받을 수 있다.

피지에 있는 다른 회사들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피지국립대학, 다른 식품 제조 및 유통업체 등에 취업한 33명의 한국 청년들 역시 연봉이 100만∼500만원 수준으로 월급이 5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피지 외에 중국, 싱가포르의 학교, 호텔 등에 취업한 한국 청년들 중 10명은 연봉이 1200만원 미만이었다.

작년 취업자 중 10%가량이 월급 100만원도 되지 않는 곳에서 일한 것이다. 평균 연봉이 2000만원이 되지 않는 곳에 취업한 청년들은 250여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절반을 넘었다. 생활비 등을 제외하면 외국에서 제대로 생활하기조차 쉽지 않은 월급이다. 정부가 현지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국내 청년들을 현지인들도 피하는 저임금의 3D업종으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또한 정부가 제공하는 해외 일자리 정보들 역시 청년 취업희망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미국이나 호주, 유럽 국가들보다는 아시아 지역으로 정보들이 편중돼 있다. 일자리도 경력직 아니면 단순직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해외일자리 정보사이트 ‘월드잡’에 올라온 161건의 해외 취업 공고를 보면 경력직을 원하는 채용정보가 83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의 채용건수가 78건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한 해외취업 알선업체 대표는 “정부는 청년들의 중동 취업을 말하지만 중동은 플랜트 사업 등 특성상 경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청년 취업과는 맞지 않다”며 “정부가 국가별 특성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섣부른 정책을 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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