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힘든 현지생활 이기면 인생의 큰 자산… 성과 이룰 것”
청년에게 해외취업은 바늘구멍이다. 부푼 꿈을 안고 해외로 날아간 청년들은 허드렛일만 하다 빈털터리로 귀국하기 일쑤였다. 청년의 가슴은 멍이 들 대로 들었고 절망감만 켜켜이 쌓여갔다. 정부가 10년 넘게 많은 혈세를 쏟아부으며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지만 허사였다. 어떻게 하면 해외취업의 길이 시원스레 뚫릴 수 있을까. 분명 해외취업은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는 청년실업 대란을 타개할 수 있는 길임에 틀림없다. 이제 정부와 청년, 전문가들이 서로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야 할 때다.
해외 취업 및 인턴십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손정희(36·여·사진) 글로벌리크루트먼트 대표는 2일 “청년들이 동남아시아나 중동 등의 현지 기업에서 일을 할 경우 임금이 국내보다 적을 수 있다”며 “해외 취업이나 인턴십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겪는 물리적, 정신적 어려움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 지역의 예를 들었다. 손 대표는 “호텔이 발달한 두바이는 영어에 익숙한 동남아시아인들이 우리 기준에 적은 임금에도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다른 경력 없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좋은 대우를 받기는 힘들다”며 “뚜렷한 목적 없이 무작정 해외에서 일을 하겠다는 생각만으로 나간다면 계속 일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생 때 미국에서 1년간 호텔 인턴십을 하고 졸업 후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해외에서 5년간 일을 한 손 대표는 이 경험을 살려 4년째 해외 취업 컨설팅 업체를 운영 중이다.
손 대표는 외국 생활이 힘들지만 이를 이겨내고 경험을 쌓는다면 대가는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생활이 쉽지 않지만 이를 이겨내면 분명 자산이 되고, 취업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힘든 외국 생활을 이겨냈다는 건 업무경력뿐 아니라 국내외 어느 직장에서든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해외 취업 정책에 대해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가마다 ‘워킹비자’를 받을 수 있는 규정이 다르다 보니 국가별 유망 직종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마다 외국인 수요가 필요한 유망 직종이 다른데 이 직종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배출된 인재들은 외국에서 자리 잡기가 수월하고 그러면 국내 청년들이 해외로 더 많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선 업체들에 대해서는 사명감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컨설팅 업체 특성상 외국으로 사람을 많이 보내면 수입은 늘겠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닐 경우 해외 취업자는 고생만 하게 된다”며 “특히 사회생활을 처음 하는 학생들에겐 해외 생활의 어려움을 충분히 알려주고 선택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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