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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덮으려 쉬쉬… 또 다른 폭력 불러"

입력 : 2016-05-30 18:40:57 수정 : 2016-05-31 11: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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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관리·예방교육 시스템 구축 시급"
성인인 친족이 대응력이 떨어지는 19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을 성폭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례 관리’와 교육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친족 성폭력 피해아동을 상담하고 치료하는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 사회가 피해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관리하는 제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해바라기센터(아동) 우경희 부소장은 “2013년 이후 성범죄 특별법이 개정되고 친고제가 폐지되는 등 성폭력 사범에 대한 양형 기준이 강화됐지만 가해자가 수사과정에서 증거 불충분이나 무혐의로 풀려나는 사례가 많다”면서 “가해자가 가정으로 돌아간 이후 가족이 피해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치료는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사례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동·청소년의 재범 피해 방지는 사례 관리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북대병원 박태원 교수(정신건강의학)는 “‘내 편’이라 믿었던 사람이 가해자이다 보니 피해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상실하는 ‘대인관계 외상’이 나타난다”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선 가족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오히려 피해 사실을 덮고 쉬쉬하는 등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치료를 하다 보면 비가해자인 가족 역시 성폭력의 피해자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가족 전체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통해 가정을 안전한 환경으로 체질 개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가정 내 피해 예방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경북대병원 정운선 교수(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는 “성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나영이 사건’ 등을 계기로 낯선 사람이 내 몸에 손대는 것을 경계하도록 교육하고 있지만, 더 심각한 문제인 가정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교육은 전무하다”며 “우리 정서상 가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예방교육을 통해 아빠, 오빠도 남자이고 나에게 성적인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은 나쁜 것이므로 거부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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