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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버티기' 일관… 굳게 다문 이영선의 '입'

관련이슈 최순실 게이트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입력 : 2017-01-12 18:24:46 수정 : 2017-01-12 21: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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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데리고 청와대 출입, 기밀이라 말 못해” “최순실씨를 청와대로 데려간 적이 있습니까.” (소추위원단 대리인)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이영선)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 이영선(38) 청와대 행정관이 12일 탄핵심판 심리에 증인으로 나와 ‘모르쇠’와 ‘버티기’로 일관했다. 검찰 조사 때와는 다른 증언을 해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헌재 대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서 이 행정관은 “의상 대금을 대통령으로부터 건네받았다”며 검찰 조사 당시 “의상 대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는 진술을 번복했다. 이는 2차 변론에서 윤전추(38) 청와대 행정관이 ‘대통령으로부터 서류봉투에 든 의상 대금을 받아 전달했다’고 밝힌 것과 일치한다. 이에 소추위원 측은 “허위 진술을 준비하라고 시간을 준 것이 아니다”며 윤 행정관과 ‘입맞추기’를 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행정관은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의 관계를 놓고서도 말을 바꿨다. “최순실을 데리고 청와대에 출입한 적이 있느냐”는 소추위원 측의 질문에 “업무 특성상 밝힐 수 없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러자 강일원 주심 재판관은 “최씨의 청와대 출입은 국가기밀이 아니라서 증언을 거부할 사유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 재판관은 특히 “대통령이 외부인에게 돈봉투를 전달하라고 한 것이 더 큰 기밀”이라며 “대금 전달에 대해서는 적극 밝히면서 최순실의 출입에 관련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질책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4차 공개변론을 주재하고 있다. 이날 변론에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재판관 역시 “정호성에게 ‘최 선생님 들어갑니다’라고 문자를 보낸 건 함께 차를 타고 청와대에 갔다는 뜻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차를 태운 사실이) 없다’고 하진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 행정관은 “최씨와 의상실에서 수십 차례 만난 적이 있다”며 최씨가 건넨 KD코퍼레이션 소개서 등 서류를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전달한 사실도 인정했다. 그러나 이른바 ‘의상실 동영상’에 나온 깍듯한 태도에 대해서는 “경호 전문가로서 몸에 밴 습관”이라며 최씨의 개인비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당시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사고 당일) 오전 8시 출근해 공관에 머물던 중 세월호 침몰 뉴스를 보고 관저 대기실로 자리를 옮겼다”며 “안봉근 전 부속비서관이 급하게 집무실로 가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이어 “오전에는 박 대통령에게 보고 문건을 전달하거나 박 대통령을 대면한 기억은 없다”며 “점심 먹고 난 직후인 오후 1시쯤 밀봉된 보고 문건을 올렸지만 직접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류희인 전 세월호특조위 비상임위원이 대통령(박근혜) 탄핵심판 4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12일 오후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들어서고 있다.
하상윤 기자
또 “박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에 있을 때는 (TV를) 보시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인터넷 등 다른 장비가 갖춰져 있어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 의무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류희인(61) 전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은 “대통령에 대한 첫 보고를 서면보고로 하는 상황은 위기 상황이 아니다”며 “세월호 사고처럼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는 대통령이 책임자 역할을 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배가 침몰 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위급 상황이라는 인지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과거 청와대 근무 당시 관저에 집무실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없다”고 덧붙였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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