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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代 가족·50년지기 여고동창… 귀국 사흘 앞두고 참변

입력 : 2019-05-30 22:20:52 수정 : 2019-05-30 22: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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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연들 / 6세 딸 돌보는 부모와 효도 여행 / 여수선 일가족 4명 중 3명 실종 / 누나와 여행 떠난 남동생 실종도
30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군과 경찰 등이 수색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 타고 있다가 사고를 당한 탑승객의 소속 지방자치단체가 사고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피해가족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30일 대전시와 충남도, 세종시에 따르면 사고 유람선에 탔던 이 지역 주민은 모두 8명으로 파악됐으며 2명은 구조됐으나 나머지 6명은 실종됐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 해당 자치단체는 시민안전실이나 재난안전실이 중심이 돼 사고대책수습지원반을 꾸려 현지 구조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피해 주민별 전담직원을 지정해 생사·구조 등 상황을 수시 연락하는 한편 한국에 있는 가족의 현지 방문을 위한 비행기표 확보 등을 도울 계획이다. 항공료와 체류비, 장례비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구조단이 음파탐지기 소나로 수색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해군 해난구조대 대원들 현지로 급파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이 30일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의 수색·구조작업에 필요한 장비들을 카트에 싣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사고 현장으로 출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인천시는 시민 5명이 탑승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고대책본부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유람선에 6살 손녀딸과 조부모를 포함한 일가족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웃들이 침통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승객 중 가장 어린 A(6)양과 어머니 B(38)씨는 할아버지인 C(62)씨와 할머니 D(60)씨를 모시고 함께 유럽 여행을 떠났다. 이들 가족은 미추홀구 한 빌라 3층에 함께 살며 오손도손 가정을 꾸려왔다고 한다. B씨는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피부관리숍을 운영하면서 부모와 함께 어린 딸을 돌봤다. 그는 평소 손녀를 함께 돌봐주시는 부모님께 큰 고마움을 느꼈다고 했다. 게다가 올해는 D씨의 환갑이 돌아온 해였다. C씨 부부는 평소 음악에 관심이 많아 주민들에게 장구를 가르치는 등 사회봉사활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활발하게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족과 친하게 지내던 이웃 주민들은 저마다 헝가리 사고 소식을 전하는 뉴스 화면을 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여수시는 시민 4명이 사고 유람선에 탑승했던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피해 가족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침몰한 유람선에 승선했다 구조된 황모(49·전남 여수시)씨의 아들 홍모(28)씨는 “아직 어머니와 통화를 못 했고, 뉴스 화면에 뜬 구조 명단에서 이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씨에 따르면 어머니 황씨는 시누이인 김모(43)씨 자매와 조카 1명 등 가족 3명과 함께 여행을 가기 위해 지난해부터 매달 돈을 모았다. 이들은 사촌 시누이와 올케 사이임에도 평소에도 가깝게 지냈고, 이번 여행은 여성들만 가기로 의기투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명이 해외여행을 갔지만, 황씨만 구조됐고 김씨 등 3명은 아직 소식이 닿지 않고 있다.

 

박연직 선임기자, 전국종합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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