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스키용 장갑, 탄산음료 캔, 와인병, 기저귀, 파인애플….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이 물건들은 모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운하에서 발견된 쓰레기들이다. 2시간 동안 보트를 타고 운하에서 쓰레기를 건져낸 앤젤라 캐츠는 “관광을 즐기기도 했지만, 운하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지 보면서 놀랐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암스테르담의 유명한 운하에서는 폐플라스틱 보트를 타고 쓰레기를 건져내는 ‘쓰레기 낚시’가 인기를 얻고 있다. 네덜란드의 친환경 기업 ‘플라스틱 웨일’(Plastic Whale)이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운하 크루즈의 고객들은 낚시용 뜰채와 두꺼운 장갑으로 무장한 채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보트 여러 척에 나뉘어 탄 뒤 운하 주위를 구경하며 물속에 버려진 각종 폐기물을 건져 올린다.
이와 같은 친환경 투어는 암스테르담 당국이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 관광상품을 모색하는 가운데 나왔다. 8년 전 플라스틱 웨일을 설립한 마리우스 슈미트는 지난해 플라스틱 웨일 관광객들이 건져 올린 플라스틱병만 4만6000여개에 이르며 플라스틱병 한 자루를 건지는 동안 다른 수중 쓰레기는 2∼3자루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웨일 측은 관광객들이 건져 올린 수중 쓰레기에서 플라스틱병을 골라내 재활용 과정을 거쳐 사무용 가구나 관광용 보트를 만들고 있다.
관광을 하면서 환경도 보호할 수 있어 쓰레기 낚시를 찾는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플라스틱 웨일을 통해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을 다녀간 관광객들은 1만2000여명에 이르고 올해는 그 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슈미트는 “이는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라며 관광객들은 “운하를 깨끗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도시와 운하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국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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