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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 헌정 사상 첫 증인 출석…與野, 김명수 이념 문제 ‘대리 검증’

입력 : 2017-09-13 19:02:36 수정 : 2017-09-13 22: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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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 “재판이 곧 정치” 주장 오현석 판사 / 野 비판에 “표현 미흡… 송구” 해명 / 오 “金후보자와 친분 없다” 선 그어 / 金후보자 “동성혼, 현행법상 불허”
13일 이틀째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재판이 곧 정치’라는 글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려 논란이 된 오현석(사진) 인천지법 판사를 증인으로 불러 공방을 벌였다. 현직 판사가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오 판사는 최근 법원 내부 게시판에 ‘재판이 곧 정치라고 말해도 좋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으며 지난달엔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청문회 초반 여당 의원들은 사법부 독립 침해 소지가 있다며 오 판사에 대한 증인 채택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이념 성향 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의 기동민 의원은 “역대 국회에서 현직 판사를 증인 채택한 사례는 전무하다. 입법부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잘못된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판사가 재판은 독립해서 할 수 있지만 재판과 관련된 부수된 일은 문제될 경우 증인으로 부를 수 있다”고 맞섰다.

여야는 이날 날선 신경전 끝에 오 판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오 판사가 진보성향 판사들의 학술단체로 알려진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한 점을 연결시켜 연구회의 1, 2대 회장을 역임한 김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야당 의원들은 오 판사에게 “김 후보자와 어떤 관계냐”며 두 사람 간 관계를 캐묻기도 했다.

오 판사는 이에 “과거에 같은 법원에 근무한 적은 있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법원 내부 법관전용게시판에서 판사들과 많은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짧게 표현하다 보니 표현이 미흡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동성혼 합법화와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군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 방향추를 쥐고 계신 자리”라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원론적으로 성 소수자의 기본권은 보장해야 하지만 현재 법률상 성 소수자 보호 범위에 동성혼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저의 견해”라고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이후 불거진 소년법 폐지 요구에 대해선 “다른 법과의 복잡한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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