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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자란 ‘아트부산’… 국내 최대 미술축제로 자리매김

입력 : 2019-06-05 03:00:00 수정 : 2019-06-05 14: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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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 행사… 성황리 폐막 / 올 8회째… 관람객 6만3000명 역대 최다 / 17개국 164개 화랑서 주옥같은 작품 출품 / 세계적 명성 유럽 화랑 4곳 첫 참가 ‘눈길’ / 국내 대표적 단색화가 하종현 개인전 / 국제갤러리, 아트부산과 연계해 열기도
‘아트부산’이 지난 2일 성황리에 8회째 행사를 마쳤다. 역대 가장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아트 페어(art fair: 화랑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로서 명성을 과시했다. 2012년 ‘부산을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들자’며 첫발을 디딘 아트부산은 동시대 미술을 조망하면서도 지역 경제와 문화의 활성화를 통해 부산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2019’를 찾은 관람객들이 영국 팝아트 작가인 줄리언 오피의 ‘Walking in Melbourne. 2’(2018)를 감상하고 있다. 아트부산 제공

◆해외 유명 화랑들 첫 참가… 최고가 3억원

사단법인 아트쇼부산이 지난달 30일부터 4일간 부산 해운대구의 벡스코에서 개최한 아트부산 2019에는 한국을 포함한 총 17개국 164개 화랑이 참가했고 6만3024명이 다녀갔다. 첫 회에 7개국 64개 화랑이 참가했고 관람객은 2만명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하루에만 2만명이 몰려 장사진을 쳤다.

올해는 해외 화랑의 국내 진출이 두드러졌다. 해외 16개국의 58개 화랑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 3대 아트 페어인 스위스 아트바젤에 참가하는 유럽의 유명 화랑 네 곳이 아트부산을 처음 찾았다. 독일 베를린의 소시에테와 쾨니히 갤러리, 페레즈 프로젝트, 또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등에 전시장을 둔 알민 레슈가 바로 그것이다. 알민 레슈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손자 베르나르 피카소 아내인 알민 레슈가 운영하는 화랑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2019’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모습. 올해는 6만3024명이란 역대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아트부산 제공

이번 아트부산의 최고가 작품은 서울 더페이지갤러리가 선보인 영국 작가 맷 콜리쇼(53)의 영상 설치작품 ‘Auto-Immolation’(2010). 3억원대에 팔렸다.

손영희 아트부산 대표는 “올해 가장 큰 성과는 해외 유명 화랑들이 한국 미술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이라면서 “아트부산에 참가한 화랑들이 아트부산을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게 교두보 역할을 하며 더 좋은 화랑들을 유치해 아트부산의 수준을 높여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종현 작가, 국제갤러리 부산점서 개인전

국제갤러리는 아트부산 2019와 연계해 부산 수영구의 부산점에서 다음 달 28일까지 하종현(84) 작가의 개인전 ‘Ha Chong-Hyun’을 연다. 한국의 단색화를 대표하는 하 작가가 국내에서 개인전을 갖는 건 4년 만이다. 그의 대표작인 접합(Conjunction) 연작의 신작들이 공개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인전을 연 하종현 작가가 신작 ‘Conjunction 18-12’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제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는 하 작가가 부산에서 처음 여는 개인전이기도 하다. 그에게 부산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경남 산청군에서 태어난 그는 6·25전쟁 때 부산에서 피란 생활을 했다. 지난달 30일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만난 그는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며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회상했다. 접합 연작의 캔버스가 되는 마포는 당시 미군 군량미를 담은 마대 자루에 착안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 작가는 한 그림에 한 가지 색만 쓴다. 그런데도 한 그림에 두 가지 색이 있는 건 그만의 배압법(背壓法) 때문이다. 마포 뒷면에 물감을 두껍게 발라 앞면으로 배어 나오게 한 뒤 나무 주걱 등을 사용해 아래에서 위로 밀어내는 식이다. 지난해 그린 ‘Conjunction 18-12’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다홍색 마포 위에 그보다 연한 주황빛 물감의 거친 질감이 살아 있다.

 

부산=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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