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사정포 시간당 1만6000발
하마스 로켓보다 훨씬 더 위협적
원전공격 등 기습·심리전 대비를
대통령실, 경제·안보 긴급 점검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카드 고려
양측 사망자만 1100명 넘어서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가한 대대적 기습공격은 북한의 위협에 노출된 한국에게도 시사점을 던져 준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조차 하마스 공격에 허점을 드러낸 만큼 휴전선 인근 북측에 배치된 장사정포의 일제 사격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마스가 시도한 게릴라 침투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심리전은 북한이 남침 시 시행할 하이브리드전(戰) 양상을 미리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오전 수천발의 로켓 발사로 이스라엘에 선제공격을 가했다. 하마스 측은 “20분간 약 5000발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이를 막지 못하면서 커다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하마스는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군을 혼란에 빠뜨린 뒤 전동 패러글라이더를 탄 게릴라 요원들을 침투시켰다. 이들은 군인과 민간인 수백명을 인질로 잡고 SNS를 통해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기 위한 심리전으로 풀이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이번에 하마스가 한 것처럼 복합적 전술을 동시에 사용할 것”이라며 “우리도 적을 교란할 수 있는 공세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스라엘의 정보전 실패를 꼬집었다. 그는 “하마스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대규모 로켓 공격을 준비하는 정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수”라며 “적의 공격 징후를 미리 포착해 선제공격을 통해 자신들의 방어 역량을 초과하는 공격 수단들을 제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장사정포를 통해 시간당 1만6000발의 포탄 및 로켓을 한국에 퍼부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군 주요 시설은 물론 동해안에 집중된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할 경우 패트리엇 미사일 등으로 요격하는 것만으로 방어가 되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력충돌에 따른 사망자 수는 9일 오전 기준 1100명을 넘어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군인 73명을 비롯해 최소 700명이 사망하고 2100명가량이 다쳤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가자지구에서만 최소 413명이 사망하고 2300명가량이 다쳤다고 밝혔다.
8일 하마스를 향해 공식 전쟁을 선포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그동안 자제해 왔던 지상군 투입까지 고려하는 가운데 미국은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가 속한 항모전단 전체를 지중해 동부에 전진 배치하는 등 적극적 지원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수시로 중동 상황을 보고받고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을 대상으로 경제외교에 힘을 실어 온 윤석열 대통령의 하반기 정상외교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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