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드' 징크스 훌훌… '절대강자' 우뚝
◇한국 여자 역도의 장미란이 16일 베이징항공항천대 체육관에서 열린 75㎏ 이상급 경기에서 용상 186㎏을 들어올려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뒤 두 손을 모아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16일 베이징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인 75㎏ 이상급 경기가 열린 항공항천대학 체육관은 장미란을 위한 무대였다. 장미란은 이날 인상 140㎏, 용상 186㎏를 들어올려 합계 326㎏을 기록,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과 세계신기록 작성이란 두 가지 목표를 향한 이날의 거침없는 행보는 향후 장미란의 독주를 ‘예상’이 아닌 ‘확신’의 수준에 올려놓기에 충분했다.
장미란이 모습을 나타낸 건 다른 선수 10명이 인상 3차 시기를 모두 마친 뒤였다. 이때까지 1위는 124kg을 기록한 올하 코로브카(우크라이나). 장미란은 1차 시기에서 130kg을 가볍게 들어올려 6kg이나 앞서 나갔다. 2차 시기 기록은 136㎏. 세계기록 도전은 3차 시기였다. 이전 기록은 중국 무솽솽이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139㎏. 장미란은 여기에 1㎏를 더해 단숨에 들어 올렸다.
금메달이 확정된 것은 용상 1차 시기 끝난 다음이었다. 코로브카가 용상 153㎏, 합계 277㎏로 1위였는데 장미란은 1차에 175㎏을 들어올리며 합계 315㎏를 기록했다.
인·용상 합해 주어지는 6번의 기회 중 4번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확정하고 세계신기록 1개를 작성한 것이다. 여자 역도에서 장미란의 적수가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인상은 용상에 비해 장미란이 상대적으로 약한데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강력한 라이벌 무솽솽의 기록을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은 용상 두 번의 기회는 세계기록을 향한 질주나 다름없었다. 2차시기에서 183㎏을 들어올려 중국 탕궁훙의 기존 세계기록 182㎏을 깼고, 3차 시기에서는 186㎏을 기록했다. 최종 합계 326㎏. 무솽솽의 기존 세계기록 319㎏을 무려 7㎏나 넘어섰다. 이로써 장미란은 이날 경기에서만 인상 1번, 용상 2번, 합계 2번해서 모두 5번의 세계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장미란은 2005년부터 3년간 내리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며 1인자의 소리를 들었지만 종합대회 ‘노골드’의 징크스 때문에 2%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명실공히 ‘절대 강자’의 자리에 올라섰다.
베이징=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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