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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순 사장 임명제청 KBS 앞날은…꺼지지 않는 내부갈등 '진통 예고'

입력 : 2008-08-26 09:49:25 수정 : 2008-08-26 09: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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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차기 사장 후보자 면접심사를 벌이는 KBS 임시이사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KBS본관 건물에서 25일 일부 KBS 사원들이 6층 회의장으로 향하는 승강기와 복도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송원영 기자
KBS 이사회가 25일 이병순 KBS비즈니스 사장을 정연주 전 사장 후임으로 결정함에 따라 그간 KBS 사장 선임을 둘러싼 절차와 논의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그의 선임을 둘러싸고 노출된 KBS 안팎의 진통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병순 사장 후보는 사장 선임 과정에서 노출된 내부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고 정 전 사장 재임 시절 불거진 정치 편향성과 경영수지 개선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또다시 파행 겪은 KBS 이사회=이날 KBS 임시이사회는 정 전 사장 해임제청안 가결(8일), 사장 선임 절차 발표(13일), 사장 후보 5명으로 압축(21일) 때와 마찬가지로 파행을 겪었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사원행동’(사원행동) 측은 이날 오전부터 “임시이사회는 청와대 각본에 의한 요식행위”라고 주장하며 KBS 본관 건물 곳곳에서 농성을 벌이며 이사들과 사장 후보들의 회의장 입장 저지를 시도했다.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해 정정길 대통령실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은구 전 KBS 이사의 17일 회동 사실이 청와대의 인사 개입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남윤인순, 이기욱 이사 등 야당 성향 이사 4명도 이날 추가 공모 혹은 재공모 등을 제안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중도 퇴장했다.

유력한 차기 KBS 사장으로 거론됐던 김은구 전 이사가 면접 과정에서 탈락하고 내부 출신이자 정치권과 특별한 연결고리가 없는 이병순 후보가 최종 후보로 낙점되자 KBS 내부 반응은 엇갈렸다. “김은구 전 이사가 사장에 임명제청된다면 총파업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던 KBS 노동조합은 이 사장 후보에 대해서는 “낙하산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노조 입장에서 고용을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새 사장과 논의하겠다”면서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원행동 측은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선임된 사장은 모두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에 의해 낙점된 낙하산인사”라면서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새 사장, 내부 화합과 경영 개선이 우선과제=이병순 사장 후보가 KBS 사장으로 임명되면 맨 먼저 첫 KBS 출신 사장으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사장 해임·선임 과정에서 심화된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S는 정 전 사장의 진퇴 문제를 놓고 노조와 PD·기자협회 등 직능단체들(사원행동)이 첨예하게 대립해왔으며, 새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각종 사모임들이 생겨났다.

KBS 일각에서 이 후보가 사장 취임 시 사장 응모 이유와 선임 과정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이 사장 후보는 정 전 사장 해임 사유로 거론된 부실경영, 인사전횡에 대한 종합대책을 내놔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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