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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김석기…수뇌부 공백 우려

입력 : 2009-01-22 13:07:16 수정 : 2009-01-22 1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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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용산 참사'에 대한 책임론의 한복판에서 사퇴 위기에 처함에 따라 경찰 수뇌부의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어청수 경찰청장이 지난주 사의를 표명하고 사실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는데 후임으로 내정돼 `실질적 수장'으로 등극한 김 서울청장까지 옷 벗고 나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22일 경찰 안팎에서는 김 청장이 이번 용산 참사를 촉발한 경찰특공대의 `과잉 진압'을 승인한 책임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퇴 여론이 비등함에 따라 이르면 이날 중 자진 사퇴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이 실제로 사퇴하면 경찰청장 교체기에 현직과 차기 치안총수 모두 자리를 비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청와대가 아직 어 청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고 어 청장 본인도 "설 민생치안 특별방범 활동이 진행 중이니 업무 공백이 없도록 퇴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적어도 설 이후까지는 치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김 청장이 물러난다면 청와대가 치안행정 공백을 피하기 위해 김 청장의 `내정자 후임'을 찾아낼 때까지 어 청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이달말까지는 그를 자리에 머물게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후 어 청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통상적 절차에 따라 임재식 경찰청 차장이 직무대리를 맡게 된다.

그러나 어차피 물러날 청장이나 힘이 실리지 않는 직무대리 차장은 용산 참사와 함께 가뜩이나 지연되고 있는 인사로 인해 어수선한 상황인 15만 경찰 조직을 안정시키고 경기 불황기에 치안을 확립하는 데는 힘이 달릴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장 교체기에 청장 내정자까지 흔들린 전례가 거의 없어 경찰 조직이 크게 동요하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며 "하루빨리 경찰총수가 자리를 잡고 새 출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 청장을 대체해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경찰청장인 치안총감으로 승진할 수 있는 치안정감은 현재 임재식(54.전북 전주) 경찰청 차장과 김도식(57.경기 이천) 경기경찰청장, 한진희(58.충북 영동) 경찰대학장 등 세 명밖에 없다.

행정고시 출신인 임 차장은 경찰청 차장으로서 어 청장을 성공적으로 보좌해 왔다는 평을 받지만 전북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 법조브로커 윤상림 사건에 연루돼 이름이 거론된 약점이 있다.

또 한진희 학장은 온화한 성품에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로 부하직원들의 신망이 높고 김도식 청장은 정보와 경비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정보통'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나이가 경찰 고위직들이 관례적으로 퇴임해 온 58세이거나 임박했다는 점에서 걸린다.

특히 한 학장은 작년 서울청장으로 있을 때 촛불집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경찰대학장으로 좌천된 성격이 크다.

이와 함께 전례는 없지만 치안총감인 강희락(56.경북 성주) 해양경찰청장이 수평이동해 경찰청장으로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법에는 경찰청장의 자격에 대해 `경찰청장은 치안총감으로 보한다'고만 돼 있어 강 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이동하는 것에 딱히 법적인 하자를 따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권력기관장 인사에서 TK(대구ㆍ경북)가 독식했다는 비판 여론이 있는데다 TK 출신인 김석기 청장을 뺀 자리에 다시 TK 인사를 넣는다는 것에 청와대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세 명의 치안정감과 강 치안총감 외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 치안감 중에서 골라 치안정감으로 승진시킨 후 다시 경찰청장으로 내정하거나 아예 어 청장의 사표를 반려해 어 청장 체제를 유지하는 방법은 있지만 현실적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김 청장이 사퇴한다면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찾는 과정도 답답한 양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어 치안총수 공백 문제는 당분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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