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박근혜)계 6선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22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은 이(세종시) 문제에 대해 처음에는 아주 담백했다”며 “(대통령은) ‘입법예고를 했더라도 여론이 안 따라오고 국회 처리가 불가능할 경우 내 뜻을 밝혔으니 (수정안을) 철회하면 된다’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그런데 (대통령) 측근들이 (수정안 관철을) 계속 장담하고 지금은 되지도 않을 강제 당론 변경을 하려 한다”며 “최근 제가 염려하는 두 가지 현상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하나는 (대통령 주변에서) ‘중립지대 의원들이 이쪽(수정안 찬성)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이야기를 퍼트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용서할 수 없는 상황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완전히 없어졌던 일들”이라며 “의원 누구에 대해 무슨 흠이 있듯 들쑤시고 다니면서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참모 등 대통령 주변 세력들이 중립지대 의원들의 약점을 캐서 수정안 강행에 필요한 ‘우군’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권력 핵심부가 수정안 처리에 집착한 나머지 과거 군부 정권이 야당 및 재야 인사를 탄압하거나 회유할 때 쓰던 구시대적 수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이미 (그런) 사례 하나는 파악했고, 한 가지만 더 나오면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홍 의원이) 근거를 대고 말해야지 생각을 말한 것 같다. 그런 일은 없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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