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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론’ 이번엔 안통했다

입력 : 2010-07-29 03:07:22 수정 : 2010-07-29 0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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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압승 배경은 역시 민심은 철저하게 균형감각을 발휘했다. 불과 두달 전 6·2 지방선거 때 야당에 압승을 안겼던 민심은 이번엔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한나라당의 기대 이상의 승리였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선 야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운 ‘정권 심판론’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유권자들은 이번엔 ‘지역 일꾼론’을 택했다. “전부를 바쳐 은평을 위해 일하겠다”던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서울 은평을), “충주 발전을 10년 이상 앞당기겠다”던 같은 당 윤진식 후보(충북 충주)의 당선이 증거다.

정권 심판 심리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현상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야권의 ‘필승 카드’라는 단일후보의 위력도 이번엔 미풍에 그쳤다. 야권이 서울 은평을과 인천 계양을 선거에서 막판 후보 단일화로 판세 흔들기를 시도했지만 여당의 인물론을 압도하지 못했다.

지방권력을 장악한 야당에 대한 ‘역견제론’이 표심 자극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있다. 영포(영일·포항) 라인의 국정 농단 의혹에 민간인 사찰, 성희롱 발언 파문 등 끊임없이 터져나온 여권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 때 회초리를 들었으니 이번엔 따뜻이 보듬어달라”고 했던 한나라당에 ‘동정 심리’가 꿈틀거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나마 민주당이 강원도에서 선전한 것은 ‘이광재의 힘’으로 풀이된다. 직무정지 사태를 맞은 이광재 강원지사에 대한 지역 내 동정 여론이 민주당에 몰표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충청도에서 전 청와대 정책실장(윤진식 후보, 충주)과 전 빙그레 회장(김호연 후보, 천안을) 등 거물급 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 지역 최대 선거쟁점이었던 세종시 문제가 지역 인물론에 가려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재보선 대승으로 정부 여당은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방선거 패배의 악몽에서 벗어나 느슨해진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최근 ‘친서민’으로 기조를 잡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도 한층 탄력을 받을 듯하다.

여당의 예상 밖 선전으로 재보선 후 예상되던 개각 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정운찬 총리를 교체해야 할 명분도 약화하는 분위기다.

반면 당초 5석 이상의 당선을 기대했던 민주당에겐 ‘옐로카드’가 날아들었다. 특히 최대 격전지였던 은평을과 수도권 내 민주당의 아성으로 분류돼온 인천 계양을을 내준 점이 뼈아프다. 쏟아져나온 여권의 ‘헛발질’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안일한 자세’로 대안 정당, 수권 정당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민심의 경고장’이란 지적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승리로 넓어진 듯했던 입지가 다시 위축되면서 9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파워 게임이 치열하게 전개될 공산이 커졌다.

정세균 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는 ‘공천 실패’ 논란과 함께 비주류 측으로부터 거센 ‘쇄신 공격’에 맞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의 당권 재접수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물론이다.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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