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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S "北 비밀원심분리시설 더 있을 가능성"

입력 : 2010-11-22 09:26:41 수정 : 2010-11-22 09: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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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시설 첫 원심분리기 시설 아닐 수도"
올브라이트 "北 2천개 원심분리기 연간 26kg HEU 제조 역량"
북한은 최근 미국 전문가들에게 공개한 2천개의 영변 원심분리기와는 별도로 과거에 이미 원심분리기 설비를 비밀리에 구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미국의 권위있는 핵전문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의해 제기됐다.

ISIS는 이런 분석을 근거로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영변 원심분리기 설비는 다른 장소에 있던 원심분리기들을 옮겨온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도 북한이 저농축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에 공개한 영변 원심분리기 시설도 문제지만, 고농축우라늄(HEU) 제조를 위한 별도의 비밀 원심분리기 시설이 제3의 장소에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공개한 저농축우라늄 생산설비가 고농축우라늄 생산용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ISI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과 폴 브레넌 수석연구원은 21일 북한 원심분리기 관련 보고서에서 지그프리트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소장이 전한 북한 영변지역의 원심분리기 2천개에 대해 보충 설명을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불능화 절차가 완료된 지난해 4월 당시 영변 지역에 원심분리기 설비 공장이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이 지역에 2천개의 원심분리기를 구축한 공장을 이토록 빨리 만들었다는 것은 이 공장이 북한의 첫 원심분리기 설비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과거에 다른 원심분리기 설비를 구축했다가 영변지역으로 그 설비들을 이전했을 가능성이 있고, 아니면 보다 소규모로 가동해 본적이 있는 원심분리기 설비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ISIS는 지난 9월말 위성사진 판독을 통해 북한 영변 원자로 냉각탑 부지 인근에 대규모 공사가 진행중인 사실을 포착해 북한의 '수상한' 활동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ISIS가 제기한 수상한 활동은 이번에 미국 전문가들의 방북을 통해 원심분리기 공장과 경수로 시설로 확인됐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파키스탄의 P2형 원심분리기 용량 등을 근거로 "2천개의 원심분리기라면 연간 33kg의 무기급 우라늄을 제조할 수 있으며, 더 낮은 농축률을 고려할 때 북한 원심분리기는 헤커 소장이 추정하는 것보다 적은 연간 26kg의 고농축우라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헤커 소장은 연간 8천kg SWU(Seperative Work Unit: 농축서비스 단위) 용량을 가진 북한의 원심분리기 2천개라면 고농축우라늄을 연간 최대 40kg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와 함께 헤커 소장이 방북 보고서를 통해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있는 공장으로 묘사한 '약 120m 길이의 푸른색 지붕을 가진 공장'이 지난 11월4일의 디지털 글로브 위성사진에서도 나타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북한 보유 원심분리기를 500∼1천개로 추정했던 ISIS는 "헤커 소장이 전해온 2천개의 원심분리기 규모는 우리의 예상보다 많지만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수준은 아니며 우리의 관찰과 일치된다"고 헤커 소장의 증언을 지지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헤커 소장이 갖고 온 정보는 더 깊은 연구를 필요로 하지만 북한에 원심분리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입증됐다"며 "하지만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어디서 연구하고 개발하고 만들어내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헤커 소장이 전한 북한 영변 원심분리기 공장의 현대적 제어실 장치와 관련, "우리는 북한이 외국으로부터 원심분리기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적인 컴퓨터 제어 장비들을 획득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었다"며 "이들 장비는 석유화학공장에도 사용되는 이중용도품목으로 이란 원심분리기 공장도 똑같은 설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주파수변환기 등 부품들을 누가 공급했는지 알지 못하지만, 이란과 북한은 동일한 불법 물품 구매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설비는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에는 취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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