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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과학고 출신… KAIST 학생 자살

입력 : 2011-03-22 00:53:58 수정 : 2011-03-22 00: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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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에게 죄송” 유서 전문계고(옛 실업고) 출신으로 입학 당시 관심을 모았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학생이 자살한 지 두달여 만에 이 학교 학생이 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처럼 올해 들어서만 두명의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카이스트는 경위 파악에 나서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6시35분쯤 수원시 영통구 한 아파트 앞 화단에서 카이스트 2년생 김모(19·휴학)군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 행인은 경찰에서 “‘퍽’소리가 들려 가보니 화단에 사람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과학고 출신 학생으로 최근까지 강의를 듣다가 지난 16일 돌연 휴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블로그에는 “우울하다. (중략) 힘들다. (후략)”는 글이 19일 오후 8시47분 마지막으로 올라와 있다.

김군의 방 안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해 A4용지에 작성된 짤막한 유서 1장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부모님에게 죄송하다. 동생한테 미안하다. 쓰던 물건은 동생한테 주세요’라는 10여줄 분량의 내용이 적혀 있고, 말미에 김군 자필로 보이는 서명도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유서에는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거나 원망이나 비관 대상 등을 언급하는 식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만 짧게 적혀 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측은 “평점 3.0 미만이면 수업료가 부과되는데, 김군은 수업료 부과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며, 검찰 지휘를 받아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할 방침이다.

이같이 지난해 입학한 학생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자 대전시 유성구에 있는 카이스트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승섭 학생처장은 “전문계고 출신 조모군 자살 사건 이후 신입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새내기 지원실을 신설하는 한편 기존 4명이던 상담센터 인력을 6명으로 증원할 계획도 갖고 있던 차에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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