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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척씩 떼지어 치어까지 싹쓸이… ‘서해 어장’ 초토화

입력 : 2011-12-14 06:57:29 수정 : 2011-12-14 06: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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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어선 불법 조업 실태 서해가 불법 조업 중국 어선에 황폐한 바다로 변하고 있다. 갈고리, 도끼, 죽창을 휘두르며 고기를 잡아가는 중국의 어선들이 서해 어족자원을 싹쓸이하는 탓이다. 우리 영해를 침범한 중국 어선의 불법 남획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형화한 중국 어선, 조직화된 선단. 이들은 뒷돈을 대는 중국 선주자본이 구성한 선단으로 서해 어족을 약탈하고 있다.

서해의 우리쪽 영해는 그들에게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황폐화한 중국 쪽 바다와는 달리 오염되지 않은 풍부한 어장이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수십, 수백척씩 떼를 지어 다니며 촘촘한 그물로 어종을 가리지 않고, 치어(稚魚)까지 싹쓸이한다. 인천 어업조합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우리 바다의 어족자원은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고기 씨를 말리는 중국 어선 불법 조업

중국 불법 조업 어선들은 하루 수천 척, 연간 수십만 척이 우리 바다에 들어와 불법 조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남북 대치로 어수선한 북방한계선(NLL)을 중심으로 한 서해는 물론 제주도 앞바다, 심지어 동해까지 출몰한다. 조기, 꽃게, 오징어 등 닥치는 대로 잡아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어업지도선이 단속을 나가면 항상 허가받지 않은 중국 어선 수백 척이 EEZ 경계에 몰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고 전한다. 또 “어업지도선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이들은 벌떼처럼 EEZ로 달려들어 불법 조업한다”고 말했다.

◆화를 키우는 허술한 대응

2007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단속된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은 고작 2164척이다. 농림부나 해양경찰청 어느 곳에서도 정확한 불법 조업 중국 어선 척수와 어획량의 실태를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

어업조합 어민들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실태와 어획량 통계를 마련해야 중국 정부를 압박이라도 할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한·중 어업협정에 대한 불만도 크다. 중국 바다는 어족자원이 고갈돼 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우리 어민은 중국 영해에서 물고기를 잡을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중국 어선만 우리 영해로 몰려든다.

우리 바다에서 어획을 허가받은 중국 어선의 어획량은 2008년 5만5571t, 2009년 5만4335t, 2010년 4만4863t, 올해(12월10일 기준)에는 2만8205t이다. 반면 우리 어선의 중국 영해 어획량은 2008년 4219t(허용량의 6.2%), 2009년 3431t(5%), 2010년 3231t(4.9%), 올해(12월10일 기준) 2427t(3.8%)에 머물렀다.

중국 어선의 어획량은 믿을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농림부 관계자는 “단속 해경을 살해하면서까지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이 허용 어획량도 잡지 않는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측에서 통보한 수치를 확인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 어업지도선이 중국 어선에 올라 어획량을 확인하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상당수 어선은 EEZ에 들어오기 전에 수천㎏을 잡았다고 허위기재하는 수법으로 어획량을 줄인다. 수협 관계자는 “양국의 어획량 차이는 불법 조업 어선까지 포함하면 추산하기도 힘들다”며 “어업협정이 없었다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도 훨씬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6월30일 발효한 한·중어업협정이 오히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조장하는 수단으로까지 바뀌었다는 것이다.

박찬준·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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