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도 없고, 베트남전 참전용사였다. 아들도 군대 다녀오고, 부동산 투기나 위장전입 한 적도 없어 청와대(검증팀)에서도 놀랐다고 하더라.”(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2002년 6월 발표한 ‘자율적 학급경영 방침 설정이 아동의 학급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은 제자인 정모씨가 그해 4개월 전 작성한 석사학위 논문과 제목·내용이 상당히 유사하다.
김 후보자는 학술지에 논문을 내면서 자신을 제1저자로, 정씨를 제2저자로 게재했다. 김 후보자의 논문과 정씨의 석사학위 논문을 비교해본 결과, ‘학교교육은 학급을 기초단위로 전개된다. 아동은 교실에서 배우고 경험하면서 성장·발달한다’ 등 여러 곳에서 문장이 일치했다. 이론적 배경이나 연구방법에 제시된 표, 그림 등도 정씨의 석사학위 논문 내용과 동일했다. 김 후보자가 제자 논문(79쪽)의 요약본(24쪽)을 학술지에 투고했으면서 자신을 제1저자로 올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 후보자는 한국연구업적통합정보(KRI)에 이 논문을 자신의 단독 저작물로 등재한 것으로 알려져 연구업적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박홍근 의원은 “지도교수인 김 후보자가 기여했다고 해도 원저작자를 제1저자로 올리는 것이 원칙인 만큼 명백한 표절행위에 해당한다”며 “논문과 관련한 학술연구윤리 및 학위정보에 관련한 법령과 제도를 담당하는 교육부의 수장 자격이 없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제자의 논문이 우수해 잘 살려주려고 제자의 동의를 얻어 학술지에 게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 수석도 김 후보자와 같은 방법으로 제자의 연구성과를 가로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2004년 12월 발표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과정에서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 상황 분석’ 논문(20쪽)이 넉 달 앞서 제자 김모씨가 송 수석에게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88쪽)과 제목·주제·내용이 상당부분 일치했다. 그러나 송 수석 역시 제1저자를 자신으로 제자는 제2저자로 표시했다.
송 수석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당연히 제자가 논문을 쓴 것이니 (제자를) 제1저자로 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제자가 요청했고 실질적으로 지도했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이 1저자로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연구윤리 분야 한 전문가는 “정치인이나 정통관료 출신도 아니고 교육학자들이 관행을 이유로 연구부정행위를 한 셈이어서 이들에게 대한민국 교육을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정, 이 후보자는 모두 ‘자기 표절’로 불리는 논문 이중 게재 의혹으로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는 2005년 3월과 2006년 10월 유사한 논문을 다른 두 학회지에, 이 후보자는 2005년 8월 받은 박사 학위 논문의 요약본을 2004년 한 학회지에 각각 게재했다. 이처럼 논문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사회 전반의 연구윤리의식 부재와 부실한 논문 심사, 학계 내부의 폐쇄성 등이 맞물린 결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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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역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동숭동 국립국제교육원으로 향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평소대로 이날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했다. 연합뉴스 |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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