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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성폭행’ 혐의…김현철 “오히려 내가 당했다”

입력 : 2019-05-29 15:53:15 수정 : 2019-05-29 15: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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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의 ‘그루밍 성폭력’ 의혹을 보도에/ 김 원장은 오히려 자신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입장
무한도전 캡처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여성 환자들을 수차례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운데 과거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그의 발언들이 주목받고 있다. 유명 TV 방송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유명해진 김 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SNS를 통해 2017년 말 가수 故 종현의 주치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배우 유아인을 향해 ‘경조증이 의심된다’고 진단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에서 제명하기도 했다.

 

◆유아인 ‘급성 경조증’ 진단에 종현 주치의 저격도… 최초로 정신과학회서 제명 당해

 

김 원장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등 인기 방송에 얼굴을 비치며 스타 정신과 의사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덕분에 ‘무한도전 전문의’로 통했으며 한때 그가 운영하는 병원을 찾는 환자가 하루 100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 SNS를 통해 강한 논조로 의견을 밝혀왔다. 2017년 11월 배우 유아인이 페미니즘을 놓고 누리꾼들과 일주일 이상 설전을 벌였을 당시 김 원장은 자신의 SNS에 “지금 (유아인이) 급성 경조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사고 비약 및 과대사고 같은 보상 기전이 보인다”며 “유아인님의 경우 이론상 내년 2월이 가장 위험하다”는 소견을 공개했다. 당시 김 원장을 향해 정신과 전문의가 유아인과 직접 상담도 하지 않은 채 추측만으로 공개적으로 경조증 진단을 내렸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김현철 원장 SNS 캡처

또 샤이니 故 종현이 안타까운 선택으로 숨지자 김 원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종현의 유서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고 “저는 그 주치의(종현의 주치의)를 제 동료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진 종현의 유서에는 “전부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 말이 듣고 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며 자신을 담당한 정신과 주치의를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김 원장은 “‘운동해라’, ‘햇볕 쬐어라’에 이어 최악의 트라우마다”며 해당 주치의를 힐난하는가 하면 “이런 때는 또 학회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들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 원장을 불러 조사한 후 지난해 3월 말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을 제명했다.

 

◆환자 성폭행 혐의 김현철 “오히려 내가 성폭행 당했다” 주장

 

김 원장은 현재 여성 환자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은 김 원장의 ‘그루밍 성폭력’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원장을 경찰에 고소한 환자 A씨는 “(김 원장과의) 모든 만남에는 성관계가 포함돼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 원장이 갑작스레 제의한 일본 여행을 따라갔다가 성폭력을 당했고, 이후에도 그가 여러 차례 성관계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환자 B씨는 자신이 김 원장에게 호감을 표시하자, 김 원장이 바로 성관계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B씨는 치료 기간 3년간 5번 이상의 성관계를 가졌다고 호소했다.

 

PD수첩은 “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전이’라고 부른다. 환자는 전이된 감정 때문에 정신과 의사를 가장 신뢰하게 되거나 때론 연인처럼 성적인 감정도 느낀다. 문제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전이 감정을 악용한다는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우월한 위치에 있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점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와 환자와의 성접촉을 성범죄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PD수첩 캡처

하지만 김 원장은 오히려 자신이 환자들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방송에서 “성관계는 합의로 할 수도 있고 비합의에 할 수도 있다”며 “여자 분이 당할 수도 있지만 반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항상 마지막 시간에 예약을 했다”며 “제가 퇴근을 해야 하는데, (B씨는) 뭔가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환자 B씨에 대해 설명했다. 한 환자와의 성관계가 5회인데 모두 원치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냐는 제작진의 질문에도 “진짜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제작진에 “조사 때는 그런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

 

제작진이 “환자와 성적 접촉을 하거나 애정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아셨을 거 아니냐. 그 자체를 거절하셔야 하는 게 상식 아니냐”고 묻자 김 원장은 “그래서 거절하고 싫은 내색을 다 냈다. 달라붙은 건 두 분”이라며 거듭 결백을 호소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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