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의 ‘25년간 암 사망률 절반 감축’ 계획 일환
담배회사·흡연자 등의 반발에 부딪쳐 실효성 있을지 의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중독성이 없는 수준으로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조처는 담배 회사와 흡연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담배 회사들이 니코틴 함량을 최소화하거나 중독성이 없는 수준으로 낮추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매년 약 48만 명이 흡연과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하는데, 예방 가능한 사망 원인 중 1위가 담배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 ‘향후 25년간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WP는 니코틴 함량을 낮추려는 FDA의 발표가 이뤄져도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FDA가 구체적인 규정을 제안하는 데 최소 1년이 걸릴 수 있고, 이후에도 각계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또한 담배회사들이 해당 규정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변경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FDA는 그동안 니코틴 감축을 지지했지만,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등 상층부의 지원을 얻지 못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도 스콧 고틀립 당시 FDA 국장이 니코틴 감축을 추진했지만, 백악관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금연단체들은 FDA의 조처가 현실화하면 암 발생률을 낮추고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환영하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FDA의 제안대로라면 미국에서 유통되는 대부분 담배의 판매가 금지될 것이라면서, 행정부가 니코틴 감축보다는 전자담배처럼 좀 더 안전한 대체재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FDA는 작년 초 백악관․보건복지부와 담배의 니코틴 감축 전략을 논의했는데, 당시 백악관은 멘솔 담배 금지 추진을 허용하면서도 니코틴 수준에 대한 결정은 보류했다고 WP는 전했다.
2009년 가족 흡연예방 및 담배통제법은 FDA가 니코틴을 중독성이 없는 수준으로 낮추도록 할 권한을 부여했지만 담배 판매 자체를 금지하거나 니코틴을 ‘0’으로 만들진 못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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