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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지 장흥 예술촌으로…''러브''가 ''아트''를 만나다

입력 : 2006-05-26 10:35:00 수정 : 2006-05-26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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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이 변신을 꿈꾼다. 한낱 여관촌, 유원지에서 순수 예술마을, 가족 쉼터로의 탈바꿈이 목표다.
경기 양주시 장흥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울 교외의 대표적인 가족 나들이 명소이자 연인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을 받았던 곳.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러브호텔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며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자승자박이었다.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소비 유흥시설만 잔뜩 지은 탓이다. 이미지가 나빠졌고, 찾는 사람은 줄어갔다.

[관련기사]양주에 와서 장흥만 보고간다고

이를 안타까워 하던 양주시청과 문화예술인들, 일부 장흥 상인들이 뜻을 같이해 2∼3년 전부터 ‘장흥 살리기’에 나섰다. 그 노력의 결실로 첫 성과물인 ‘장흥 아트파크’가 지난 23일 문을 열었다.
이어 올 11월에는 장락원 천문대가 세워진다. 장흥과 양주시의 다른 관광지를 연계하는 무료 투어버스도 다음달 4일 첫선을 보인다. 양주시는 러브호텔을 가족 호텔로 전환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장흥 아트파크(031-873-0020)는 장흥의 상징이었던 ‘토탈 야외미술관’을 리노베이션했다. 8000평의 부지에 야외미술관, 실내미술관, 450석의 공연·이벤트장, 어린이 미술관, 야외 카페,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또 인근 모텔을 사들여 화가들의 작업공간인 아틀리에로 만들었다. 개관에 맞춰 화가 24명이 입주했다. 요즘 별 재미를 보지 못하는 모텔과 상가의 주인들을 설득해 2008년까지는 이들 건물에 200실의 아틀리에를 들인다는 계획이다.



양주시도 올해 말 장흥 유원지 내 2000평의 부지에 ‘조각 아카데미’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각가들의 작업 현장을 견학하고, 직접 조각 체험도 할 수 있다.
개명산 형제봉에 들어서는 장락원 천문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대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9대의 망원경을 비롯해 120석 규모의 천체 투영실 등이 설치된다. 서울 남산보다 조금 긴 633m 길이의 33인승 케이블카도 운행된다.
투어버스는 양주시청 앞에서 출발해 7시간에 걸쳐 양주의 관광지, 유적지를 둘러본다. 매주 일요일과 둘째, 넷째주 토요일에 운행된다. 호응이 좋으면 장흥 관광단지에서 출발하는 코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런 자구 노력에 은평 뉴타운 등 서울 서북권 재개발의 효과까지 더해지면 점차 예전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게 장흥 사람들의 기대다.
원래 장흥 계곡은 경관이 수려하고 볼거리·놀 거리가 풍성해 주말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었다.
권율 장군 묘소와 밤나무 숲 공원, 기산저수지, 일영유원지, 송추 유원지, 자동차 극장 등이 관광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10여개의 수영장도 있다. 토속 음식에서 퓨전 요리까지 갖가지 음식점이 즐비해 먹거리는 무엇을 골라 먹을까 고민할 정도.
장흥 초입의 ‘청암 민속박물관’(031-855-5220)에서는 탈곡기, 돌절구, 삼태기, 호롱, 망태 등 옛날 생활용품과 민속품 1만2000점을 볼 수 있다. 테마 전시관에는 1960∼70년대 생활상도 생생하게 복원해 놓았다. 도시락이 겹겹이 쌓인 겨울날의 교실, 시골장터의 뻥튀기 장수, 군불로 밥을 짓는 재래식 부엌 등이 바로 이런 맥락. 기성 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운 체험 학습의 장을 제공한다. 박물관 밖 정원도 볼거리. 120여그루의 분재형 소나무와 각종 야생화로 눈길을 끈다.
서울 구파발을 빠져 나오자마자 찾을 수 있는 ‘일영 허브랜드’(031-871-5047)는 100여종의 허브를 키우고 있다. 1만평의 부지에 라벤다, 로즈마리, 로즈 가든 등이 그림같이 조성돼 있다. 장흥으로 오고 가는 길에 들러 은은한 허브 향을 맡으며 기분 전환을 하기에 그만이다.
글 박창억, 사진 김창길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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