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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와 미로에 빠지다…빈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명소

입력 : 2006-12-15 14:51:00 수정 : 2006-12-15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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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매력을 쇤브룬 궁전(Schloss Schoenbrunn), 성 슈테판 성당(Stephans) 등 관광 명소를 둘러보는 데서만 찾으려 한다면 오산. 빈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껴 보려면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식당과 커피 하우스, 연중 내내 콘서트와 발레, 무용 등을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공연장을 찾아야 한다. 빈의 맛집과 멋집들은 중·근세 문화 공간을 활용한 곳이 적지 않다. 식당과 카페에도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어김없이 거장들의 작품과 선율이 어우러진다. 현지 여행 안내서에 빈의 맛집과 멋집이 소개돼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디가 좋은지 알 수 없는 노릇. 빈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명소들을 소개한다.

# 빈의 진가는 멋과 맛에서
빈 체류 기간에 목요일이 없다면 미술사박물관의 저녁 뷔페는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빈에는 멋스러운 옛 건물에 들어선 근사한 식당이 적지 않아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시청사 지하층인 비너 라트하우스 켈러(Wiener Rathaus Keller)가 대표격. 네오고딕 양식의 웅장한 실내에 한국에는 흔치 않은 하프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오스트리아 대표 음식인 슈니첼(Schnitzel)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슈니첼은 돼지 고기나 송아지 고기를 튀겨낸 오스트리아의 대표 음식. 슈니첼은 맛이 돈가스와 비슷해 한국인 입에도 잘 맞는다. 저녁 식사 가격은 27유로. 취향이 까다로운 사람도 이 식당 분위기에 순식간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빈에서 흔히 ‘비엔나 커피’로 불리는 멜랑제(Melange)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호프부르크(Hofburg) 왕궁 뒤편의 센트럴(Central) 카페는 빈의 유명 문인들이 많이 찾은 명소로, 현지인들이 첫 손가락으로 뽑는 커피 하우스. 네오고딕 양식의 실내에서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커피 향을 즐길 수 있다. 수십 가지의 화려한 케이크도 내놓는다.



◇비너 라트하우스 켈러의 하프 연주(왼쪽), 센트럴 카페




◇자허 카페


알베르티나(Albertina) 미술관 뒤편의 자허(Sacher)는 자허 호텔 1층에 위치한 카페로, 커피와 더불어 빈 케이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며 빈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곳. 모차르트는 국내 여행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곳. 1794년에 문을 연 빈 최초의 커피 하우스로, 모차르트가 자주 찾았던 곳이다. 자허와 알베르티나 미술관 중간쯤에 있다. 멜랑제는 3.6∼4유로, 카푸치노는 2.6유로.
빈 젊은이들과 같이 호흡해 보고 싶다면 박물관지구(MQ·Museum Quartier)의 쿤스탈레(Kunstalle) 미술관 카페에 들러보자. 쿤스탈레 카페는 요즘 빈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창 ‘뜨는’ 곳. 서울로 치면 청담동이나 홍대 근처의 멋진 현대식 카페라고 할 수 있다. 사각형 단층인 건물 자체가 훌륭한 예술품이며, 카페 입구의 설치미술 작품도 눈길을 한참 묶어 둔다. 이 카페를 찾는 빈의 멋쟁이들 중에 게이들이 많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호박수프와 닭 가슴살 구이 세트 메뉴 등 점심 식사는 15유로 안팎.
간단한 점식 식사를 원한다면 국립 오페라 극장(Staatsoper) 바로 뒤편의 소시지 가판점을 추천한다. 오페라 극장에서 밤늦도록 공연을 즐긴 빈 사람들이 길가에 서서 소시지와 맥주를 즐기는 곳으로, 수십년 전통을 자랑하는 명소. 호밀빵 한 쪽을 곁들인 소시지는 3유로. 알베르티나 미술관 뒤편에 있다.



◇모차르트 카페




◇2층에서 내려다본 미술사박물관 1층 로비


빈의 문화를 제대로 체험하기 위해서는 연주 홀도 찾아보자. 박물관지구 인근의 아우에르슈페르크 궁(Palais Auersperg) 등 빈 시내 곳곳에서는 매일 밤 소규모의 연주와 공연이 펼쳐진다. 여행자들을 위한 문화상품으로, 모차르트·요한 슈트라우스의 음악 중 문외한의 귀에도 익숙한 곡을 주로 들려준다. VIP석 49유로, A석 42유로, B석 35유로. 혹시 ‘비너 라트하우스 켈러’에서의 저녁 식사 후 ‘아우에르슈페르크 궁’의 콘서트를 보고도 빈에 매료되지 않는다면 당신의 감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 낭만 가득한 빈의 겨울 축제
1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 빈에는 겨울에도 풍성한 축제가 계속된다. 다른 유럽 도시와 마찬가지로 빈의 대표적인 겨울 축제는 크리스마스 마켓. 빈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에서도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인 쇤브룬 궁전 앞 광장, 시청사 앞 광장, 자연사박물관과 예술사박물관 사이 광장(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이 빈의 3대 크리스마스 마켓 장소. 전통 음식과 트리 장식품,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 수십 곳의 불빛이 밤거리를 수놓는다. 날씨가 춥다면 체리를 갈아 넣고 따끈하게 데운 와인 한 잔을 마셔도 좋을 듯싶다.



◇쿤스탈레 미술관의 카페




◇국립 오페라 극장 뒤편의 소시지 가판점


매년 겨울 빈에서는 약 300개의 크고 작은 무도회가 열린다. 가장 큰 규모는 12월 31일 호프부르크 궁전에서 새해 전야제로 열리는 왕실 무도회. 시청에서도 새해 전야 축제와 무도회가 열린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2월15일 열리는 오페라 무도회는 겨울 무도회의 백미. 오스트리아의 유명 인사가 대거 참석하며, 일반인도 참가할 수 있다. 한 해 전 9월부터 신청을 받는다.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는 빈 악우회에서 1월1일 열린다. 매년 1월2일부터 23일까지 다음해 공연 티켓을 웹사이트에서 구입해야 한다.
빈=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
주한 오스트리아 관광청(www.austria-tourism.co.kr, 02-773-6428)과 빈 관광청 웹사이트(www.vienna.info)에서 여행상품, 호텔, 식당 등 빈 여행을 위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빈까지 직항 노선은 없다. KLM 네덜란드 항공은 인천∼암스테르담∼빈 구간을 주 7회 운항한다. 겨울 비수기 왕복 요금은 성수기에 비해 20% 정도 할인된 75만∼85만원선.
무료 지도, 책자 등을 얻고 환전할 수 있는 ‘여행안내소’는 국립 오페라 극장 뒤편에 있다. 빈 시내 관광을 위해서는 빈 카드 구입이 필수. 16.9유로인 빈 카드는 72시간 동안 관광 명소 입장료를 할인받고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행사의 겨울철 패키지 상품은 대체로 200만원 안팎. 대부분이 인근 체코와 헝가리를 함께 둘러보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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