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전무후무한 ‘아레나 투어’를 진행하는 이병헌이 이번 이벤트 때문에 빚어진 가수 겸업 오해와 관련해 자신의 정체성을 배우로 분명히 못박았다. ‘아레나투어’ 하면 가수의 콘서트가 떠오르지만 이번 공연은 배우로서 도전하는 획기적인 한류 이벤트라며 향후 일본에서 앨범 발표 같은 배우 이외의 활동을 펼칠 계획은 ‘영원히’ 없다고 다시한번 공식화했다.
이병헌은 15일 오사카를 시작으로 후쿠오카(17일), 도쿄(24, 25일), 나고야(28) 등에서 일본 4대 도시 아레나투어를 펼친다. 아레나투어는 1만명 이상의 아레나급 대형공연장에서 진행하는 순회공연을 의미하는 말. 일본내에서도 오리콘 차트 톱 5에는 드는 정상급 가수들이 여는 공연으로 가수가 아닌 배우가 이같은 형식의 이벤트를 가진 전례가 없다.
때문에 이병헌의 이번 시도를 두고 일본 언론도 ‘이례적’이라는 수식어를 동원해 스포트라이트를 가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공연 뒤 DVD 발매 등이 이어지는 일본 연예계의 순리에 발맞춰 내친김에 이병헌의 음반발매도 추진되는 게 아니냐고 전망하고 있다. 이병헌이 이번 투어에서 절친한 가수 신승훈한테 보컬트레이닝까지 받으며 정성들여 준비한 노래를 엔딩무대에서 한곡 선사한다는 사실도 그 기대어린 전망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이병헌 측은 “음반발매는 3년전 일본의 메이저급 음반사 3곳에서 앞다투어 제의해온 프로젝트였고, 당시에 이미 전면 거절했던 사안”이라며 “이번 공연에서는 수준급 세트, 조명 등을 동원해 2시간에 걸쳐 배우 이병헌의 다채로운 면을 드러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고 단순한 팬미팅과 다른 새로운 개념의 이벤트임을 강조했다.
지난해에도 한류배우로는 처음으로 4만5000여명 규모의 도쿄돔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이병헌은 이미 한달전 이번 아레나 투어의 티켓 6만장을 매진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할리우드 데뷔작 ‘I come with the rain’의 촬영을 마치고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막바지 촬영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13일 일본으로 향해 이번 투어의 돛을 올린다.
스포츠월드 조재원 기자 otak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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