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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어린이 뮤지컬 눈높이는 어디에

입력 : 2007-12-06 21:41:24 수정 : 2007-12-06 21: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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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지난 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방학을 앞두고 어린이공연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요즘 ‘블루칩’으로 평가받는 뮤지컬 ‘토마스와 친구들’ 공연이 열렸기 때문이다. 60년 전 영국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어린 남자아이라면 꼭 한 번쯤은 보고 ‘열병’을 치렀을 정도로 지금도 열광적인 반응을 얻는 캐릭터 애니메이션. 공연예매사이트 예매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사전 인기를 끈 이 공연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눈빛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부모들의 표정도 덩달아 들뜬 듯했다. 브로드웨이팀이 미국·호주·뉴질랜드에 이어 세계 4번째로 투어 공연에 나섰다는 사실도 한몫했다. 인형탈을 쓰고 나와 노래하는, 어찌보면 ‘유치한’ 지금까지의 어린이 공연보다는 뭔가 낫지 않을까라는 어른들의 기대였을 것이다.

뮤지컬 자체는 볼 만했다. 토마스와 퍼시·디젤 등 기차 3대는 실제 기차 크기로 제작돼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기관사를 태우고 무대를 누볐고, 노래와 음향도 수준급이었다. 친구들이 합심해 어려움을 이겨낸다는 스토리 전개도 좋았다. 그러나 공연장을 나오는 부모들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솔직히 이번 뮤지컬은 토마스가 수많은 기차와 탈것들, 즉 캐릭터 위주라는 점을 간과한 듯이 보인 게 사실이다. 토마스에 열광하는 아이들은 대개 3∼6세의 어린아이들이다. 스토리와 기차모형의 정교함보다는 화려한 볼거리와 익숙한 캐릭터들의 등장이 더 눈길을 끈다. 실제로 객석에서는 “제임스와 고든(인기 캐릭터)은 왜 안 나와?”라는 질문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브로드웨이팀이 한국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한국 관객이 지나치게 캐릭터 쇼에만 익숙해져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호주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뮤지컬에 대한 부모들의 부정적인 평가는 국내 어린이 공연 제작진과 관객의 ‘눈높이’를 맞춰 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그동안 단순한 인형극이 인기를 끌었던 국내 아동극 시장에서 수준 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등장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공연의 티켓이 장당 5만원에 비싸게 판매돼 부모들의 부담도 따랐다. 토마스는 무대를 옮겨 16일까지 능동 돔아트홀에서 열린다. 이어 18일부터 내년 1월13일까지 전국 투어 공연을 하는데, 지방 공연은 공연장 시설이 좋으면서 티켓 가격은 더 낮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어린이 공연을 선택할 때 시설과 가격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점도 제작진은 고려해야 한다.

권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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