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닷컴] 2008년 빅뱅, 원더걸스가 그들의 음악만큼 주목 받은 또 한가지는 1980년대 스타일의 재해석한 그들의 패션스타일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원색의 짙은 화장, 과감하게 부풀린 헤어스타일, 보잉 선글라스, 형광 컬러, 기하학적 무늬 티셔츠, 오버롤 팬츠, 발목까지 올라오는 목 높은 운동화, 이는 눈에 띄게 독특하며 촌스럽다.
이 모든 것은 스포츠 캐주얼이 보편화된 1980년대를 대표하는 패션이다. 이러한 흐름을 타 올 봄·여름 또한 길거리에는 이런 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스포츠 캐주얼 패션이 큰 트렌드가 될 전망이다.
1980년대 패션이 부각되는 요인은 패션 주기에서 살펴볼 수 있다. 트렌드가 돌고 도는 패션의 주기상 몇 년까지만 해도 1970년대의 우아하고 로맨틱한 패션이 인기였지만 몇 년전부터 스키니진으로 시작된 80년대 패션의 컴백은 2008년 현재 트렌드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1980년대 패션의 유행은 불경기라는 경제 상황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최저수준으로 추락하자 경제 호황기인 1980년대의 화려하고 부를 과시하는 듯한 상품들이 사람들을 자극한다는 해석도 있다. 즉, ‘경기불황=미니스커트’ 라는 속설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2008’년도 식 ‘1980’년대 패션 경향
2008년에 유행하는 복고풍 패션은 1980년대 오리지널 패션과는 다른 공식이 있다. 우선, 1980년대 패션은 ‘과장’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어깨를 강조하여 넓고 각져 보이게 해주는 패드, 스포츠 캐주얼의 보편화, 과장된 액세서리 등은 모두 198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템이다.
위와 같이 ‘1980’년대 패션은 파워룩(Power Look)이라 불릴 만큼의 오버사이즈, 부의 과시를 위한 화려함을 최고로 여겼지만, 2008년의 1980년대 패션의 재해석은 사이즈는 최대한 슬림해 보이도록 60, 70년대의 실루엣을 유지하는 반면, 형광, 원색 계열의 강렬한 컬러, 오버사이즈의 액세서리 등이 80년대처럼 유행한다는 점이다. 즉, 1980년대 패션을 슬림하고, 컬러풀 하게 표현한 것이 ‘2008’년에 새롭게 태어난 1980년대 패션인 것이다.

2008년 트렌드…강렬한 컬러·스포츠 캐주얼의 유행
1980년대 등장한 네온 컬러, 메탈릭 컬러는 70년대 유행하던 내츄럴 컬러 세상에 눈부시게 등장하여 패션 피플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특히 한가지 컬러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컬러가 어지럽게 뒤섞인 현란한 프린팅, 사이키델릭(환각상태) 이미지가 붐처럼 일어나 당시의 스타일을 형성했다.
이번 시즌은 이러한 80년대의 영향을 받아 원색부터 형광 컬러까지 다채로운 컬러가 트렌드로 유행하고 있지만 80년대 유행했던 컬러 경향을 좀더 정돈된 느낌으로 새롭게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즉, 80년대의 컬러는 살리되 재단과 디테일은 심플하게 연출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한가지 아이템에 한가지 컬러만 적용하여 시선은 끌지만 정신 없는 느낌은 배제하였으며, 한가지 아이템에 여러 가지 컬러를 표현하는 대신, 컬러감이 강한 각각의 아이템을 레이어드하여 강렬한 컬러 대비를 연출하는 것이 이번 시즌 유행의 대세이다.
최근 컨버스가 100주년 기념으로 선보이는 컬러 컬렉션도 80년대 유행했던 캔디 컬러에서 영향을 받아 원색의 다양한 컬러로 디자인되었고 캐포츠 EXR에서 이번 시즌 선보이는 모든 의류 및 스니커즈 등은 형광에서 비비드한 컬러까지 강렬한 느낌으로 디자인되었다.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 또한 80년대 복고풍의 다양한 원색 컬러의 선글라스를 새롭게 재현해 출시했다.
1980년대는 스포츠 캐주얼이 본격적으로 일상복화된 시기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이름을 알린 것도 이때부터이다.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은 에어로빅복, 트랙 수트 등을 일상복으로 입기 시작하였으며 기능성 운동화, 헤드밴드 등도 모두 일상복으로 흡수 되었다.
대표적인 스타일로는 상의가 강조된 Y룩(어깨를 강조하여 상체가 커 보이는 스타일)의 인기로 남성들은 장식이 많은 점퍼에 딱 달라붙는 바지가 유행했고 여성들은 어깨가 강조된 중성적인 느낌의 수트에 힙을 덮는 길이의 오버사이즈 티셔츠와 레깅스가 인기를 끌었다.
현재 유행하는 스포츠웨어 스타일의 중심은 일명 ‘바람막이’ 점퍼라 불리는 ‘트랙수트’. 80년대 패션 리더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아이템이다. 작년까지 선보이던 무채색 위주의 바람막이는 올해 컬러풀하게 변하면서 길거리 패션의 중심이 되고 있으며 이는 지극히 80년대 스타일을 떠올리게 한다.
나이키에서는 가슴 부분을 요크 형태로 처리하여 아래위가 다른 컬러로 구성된 ‘바람막이’를 선보이고 있으며, EXR에서는 형광 컬러가 포인트로 쓰인 ‘바람막이’를 주로 선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 스프리스 등의 바람막이 또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80년대 스타일을 2008년 식으로 스타일링하는 공식은 바람막이의 지퍼를 끝까지 채우고,이너로는 큰 사이즈의 티셔츠를 입어 레이어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다. 여기에 딱 붙는 스타일의 데님 팬츠는 필수 아이템이다. 끝으로, 굽이 두껍고 발목까지 오는 스타일의 컬러풀한 운동화를 바지 밖으로 내어 입어 주면 된다.
농구화·복고풍 선글라스 출시 봇물
80년대 향수 패션 트렌드로 ‘농구화 스타일’의 신발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이는 ‘하이탑(high-top) 슈즈’라 불리우며 투박했던 기존 디자인과는 달리 현대적인 감성을 담아 세련되고 날렵하게 디자인되어 출시되었다. 특히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농구화’가 최근 여성들의 패션 아이템으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하이탑 슈즈’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스키니, 배기 팬츠와 함께 신으면 발 목 부분을 감싸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으며 키 높이 깔창을 깔아도 쉽게 벗겨지지 않은 장점이 있어 더욱 실용적이다.
‘리복’은 1980년에 처음 선보였던 발목 부분이 높은 ‘엑소핏’ 스니커즈를 2008년 디자이너 정욱준과 협업하여 ‘엑소핏 바이 준지’를 대표 상품으로 출시했으며 ‘푸마(PUMA)는 ‘하이탑 슈즈’를 올 봄 신상품으로 10종류 이상을 출시하여 매장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한 ‘컨버스’는 형형색색의 하이탑 스니커즈 외에도 1986년 최초로 선보인 컨버스 ‘웨폰’ 스니커즈를 2008년형 컨버스 ‘웨폰 화이트 하이탑’ 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이 외에도 ‘아디다스’는 40년 역사를 가진 농구화 ‘프로모델’ 제품을 2008년 NBA 올스타 경기를 기념한 ‘TS 프로모델’ 로 선보였다.
올해 선글라스 시장을 가장 강렬하게 휩쓸고 있는 유행은 단연 복고풍 디자인이다. 80년대 스타일인 보잉 선글라스는 일명 ‘비 선글라스’로 불리우는 것으로 잠자리 눈 모양의 큰 렌즈가 특징이다. 특히 블랙, 브라운, 그레이 기본 컬러 외에 그린, 레드, 옐로우 컬러 렌즈가 인기이며 테는 금테나 은테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린제이 로한,톰 크루즈 등의 셀러브리티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레이밴’ 브랜드는 보잉 선글라스를 처음 대중화시킨 브랜드인 만큼 보잉 선글라스 디자인이 ‘레이밴 스타일’이라는 고유명사화 되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두꺼운 뿔테 프레임의 선글라스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얼굴을 절반 정도 가리는 오버(over) 사이즈가 대세이며 뿔테 부분의 디자인이 중요시 되었다. 특히 뿔테 색상은 오렌지, 레드, 그린, 블루, 화이트 등의 화사한 색을 고르면 좀더 트렌디한 연출이 가능하다. 또한 다리 부분 장식도 화려해져 브랜드의 고유 패턴 그래픽을 적용하거나 팝 아트 디자인, 스와로브스키 장식을 적용하기도 한다. 샤넬, 구찌에서는 테에 크리스털 장식을 한 럭셔리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