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한때 106P 폭락… 1000붕괴 우려 고조
"이제 바닥근처" 조만간 반등 긍정 전망도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가는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였고 코스피지수 1000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고조됐다. 실제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06포인트 이상 빠지며 1020선으로 추락, 10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이 갈 데까지 가는 게 아니냐’ ‘가격기능을 상실하는 시장실패에 빠지는 게 아니냐’며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주가가 바닥 근처에 왔다며 조만간 반등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패닉 또 패닉’=이달 초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국제공조 체제도, 자고 나면 쏟아지는 정부의 고강도 금융·경기대책도 세계에 번지는 금융위기의 쓰나미 앞에서는 전혀 맥을 추지 못했다.
그만큼 글로벌 금융위기의 질병이 치명적이고 좀처럼 처방전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국민세금을 투입하고 발권력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금융위기는 신흥국가의 연쇄부도로 옮아가고 글로벌 경기쇼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 급기야 국내에서도 신용경색이 심화되고 부실공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박선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화유동성 문제 등 국내 부문의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22일 현재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4조247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국시장이 극심한 자금부족에 빠진 미국과 유럽 금융회사들의 급전창구로 전락한 셈이다.
◆1000선 붕괴도 초읽기?=이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증시침체가 장기화되고 코스피지수 1000선도 붕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실물경기와 기업 실적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는 펀더멘털 환경이 최악으로 나빠지는 시점에 바닥을 통과할 것이므로 증시의 바닥은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가의 바닥 수준은 국내 시장의 마지노선인 1000선 전후로 본다”며 “기술적으로 1000선은 외환위기 이후 장기 상승 추세의 하단에 걸리는 지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해 1000선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바닥권에 진입한 만큼 지수가 1200선 아래로 내려가면 외국인 투자자들도 손실을 감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국인은 코스피지수 1100선 미만에서 매도 압력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춘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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