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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미처갚지 못한 빚' 해석 분분

입력 : 2009-04-09 13:47:55 수정 : 2009-04-09 13: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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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이유로 제시한 `미처 갚지 못한 빚'의 정체를 놓고 정치권 내 해석이 분분하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인 2003년 2월~2008년 2월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 때 신고한 채무는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신축하기 위해 금융권에서 빌린 4억6천700만원이 유일했다.

이 채무는 2007년의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권 여사가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여겨지는 2005~2006년도에는 공식문서상 빚이 없었던 시점이다.

빚의 정체로는 생수회사 장수천 문제가 거론된다. 노 전 대통령은 97년 장수천 경영권을 인수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경영악화로 사업에 실패했고, 빚잔치 후에도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인 홍모씨가 진 채무 5억원은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 홍씨는 이후 이 채무탕감을 조건으로 건설공사 수주 과정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친노(親盧) 인사 사이에서는 장수천 빚이 노 전 대통령에게는 재임 내내 마음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전 원외 정치활동을 하면서 생긴 빚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14년 간 정치인 생활을 하면서 의원직을 유지했던 기간은 6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원외 생활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초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정치자금을 정치인의 4대 수렁 중 하나로 표현했다.

그는 "원외 정치인 사정은 참담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가끔 뭘 먹고 사느냐, 세금은 얼마나 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참으로 난감한 처지가 된다"며 "원외 정치인은 둘러댈 수도 없다. 그렇다고 돈벌이를 할 방법도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을 정도였다.

그는 또 "물론 스스로 돈이 많은 부자이거나 샘이 깊은 후원자라도 있는 복이 많은 정치인에게는 이런 이야기는 해당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결과적으로 박 회장이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드러나진 않지만 `샘이 깊은 후원자'였을 수도 있는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장수천을 경영하고 강남에 고깃집 `하로동선'을 운영했던 것도 모두 원외 시절의 일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외아들인 건호씨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대통령 되시기 전부터 어머니는 돈 1천원이 없어 울던 분"이라고 말한 것은 `원외 정치인 노무현'의 생활고를 짐작케 한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권 여사가 받은 돈의 용처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이) 정치생활을 오래했고 원외생활도 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신세진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측근은 구체적 용처에 대해 함구하면서도 "문 전 실장의 표현대로 신세를 갚았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과 관련된 빚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선 직후인 2002년 12월 아들 건호씨가, 2003년 2월 딸 정연씨가 결혼했고 식장은 문전성시를 이뤘으나 축의금을 받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11월 대선후보 등록시 신고한 재산은 2억6천여만원에 불과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정연씨는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떠났고, 이듬해엔 LG전자에 다니던 건호씨도 휴직계를 내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비 명목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건호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 푼 두 푼 주겠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부모님을 생각해서 안받았다"고 말했다.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이 모르는 빚을 갚았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권 여사의 친.인척 빚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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