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풀등 외래종도 발견돼 반세기 넘게 금단의 땅으로 남아 있는 강원도 철원 일대의 비무장지대(DMZ) 중부지역이 400종 이상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다양한 습지 군락이 어우러져 있는 생태계의 보고임이 재확인됐다. 하지만 이곳에도 생태계 교란 외래종인 파충류와 식물들이 부분적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15일부터 5일간 DMZ 중부지역 11곳의 생태계를 정밀조사한 결과, 450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서부지역에서 이뤄진 생태계 조사를 통해 발견된 348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중부지역의 생물종 다양성이 더 풍부함을 의미한다고 환경부는 전했다.
중부지역에서 확인된 식물은 희귀식물 9종, 특산식물 8종 등 334종이며 동물은 다슬기, 실지렁이 등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30종, 육상곤충 87종, 담수어류 20종, 양서류 5종, 파충류 5종, 조류 45종, 포유류 11종 등 116종에 달했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구렁이를 비롯해 2급인 묵납자루, 참매, 새매, 삵 등 모두 5종이 발견됐다.
DMZ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을 연결하는 중부지역은 물, 습지, 산림이 어우러져 독특한 자연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다양한 습지 군락이 잘 발달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내포강산 지역은 북한의 서방산 아래에 있는 평강고원 지대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광활한 자연경관과 물억새, 달뿌리풀, 버드나무, 신나무군락 등 습지 생태계의 자연천이 조화를 이룬 다양하고 독특한 군락이 발견됐다.
식생은 크게 산지 식생과 저지대 식생이 혼재된 것으로 관찰됐다. 산지 식생은 갈참나무 군락 등 총 4개 군락으로, 저지대 식생은 버드나무 등 총 11개 군락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생태계 교란 외래종인 황소개구리와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양미역취, 미국쑥부쟁이 등의 서식이 부분적으로 확인돼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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