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등 ‘온난화 이론 때리기’ 나서 지난 18일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를 이끈 주역인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이보 더부르 사무총장이 올 상반기를 끝으로 물러나기로 전격 발표했다. 드보어 사무총장의 사임에 대해 각종 설이 분분하지만 지구온난화 논란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장 큰 사임 이유는 코펜하겐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구속력있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7년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구온난화로 칠레·아르헨티나 국경 안데스산맥 비에드마 빙하의 얼음이 조만간 완전히 녹아 없어져버릴 것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논란이 올해 말로 예정된 차기 멕시코시티 기후변화회의는 물론 장기적으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여론도 심상치 않다. 올해 초 미 조지메이슨대가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57%로, 2008년 71%에 비해 무려 14%포인트나 하락했다. “인간의 활동이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응답도 10% 하락한 47%에 머물렀다. 이런 흐름에 편승해 미국 공화당은 버락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기후변화법안에 강하게 제동을 걸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최근 미 동북부를 강타한 폭설을 들어 “지구온난화가 허구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구온난화 이론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
각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과학적 논란까지 겹쳐 ‘멕시코시티 협약’의 탄생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조풍연 기자 jay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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