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브라운 지음/이승철 옮김/갈무리/1만8000원 |
이렇게 관용은 흠잡을 데 없는 개념이자 슬로건 주제로 딱 좋은 용어다. 그런데 ‘관용-다문화제국의 새로운 통치전략’은 이처럼 우리 시대의 윤리적 이상이자 선으로 칭송받는 관용의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있다.
저자는 표준적 관용 담론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들을 개인의 태도와 감수성 차원의 문제로 축소시키고 있다고 반박한다. 나아가 관용 담론은 차이를 가진 소수자들을 정치적 주체로 인정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차이를 정부나 지배 문화로부터 “관용받아야 할” 수동적 주체로 재현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폭력을 억제한다고 이야기되는 관용은, 관용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식별하고 이 관용 가능한 범위에서 벗어난 대상들에 대한 폭력적 조치들을 정당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주장한다.
조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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