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초대 단장으로 임명된 황창규 단장이 21일 과천 지식경제부 기자실에서 전략기획단 운영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황 단장은 “이제까지 민간기업에 있다가 정부 일을 맡게 돼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명감과 책임을 느낀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전 세계는 ‘경제 전쟁’이고, 기술을 갖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라며 “지금까지 해오던 선진국 추격형 R&D를 이제부터 ‘산업 선도형 R&BD(사업화 연계 기술개발)’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정보기술(IT)을 비롯해 자동차, 선박, 원자력 등 우리가 1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이 기술들이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황 단장은 특히 산업의 글로벌 변곡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리딩산업인 IT가 이미 정체기에 들어섰다”며 “이제까지 우리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로서 코리아 브랜드를 높였지만, 앞으로 산업 흐름을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산업을 5년, 10년 이끌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체적인 R&D 방향으로는 ‘융복합’을 제시했다. 황 단장은 “우리가 강한 IT 기술과 자동차, 조선, 원자력 등 우리의 주력산업을 융복합한 독창적 신기술만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면서 “부품소재와 에너지, 융합·신산업 등 기술강국으로 가기 위한 기간산업과 IT, 의료,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휴먼라이프 산업도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연구원들이 마음 놓고 ‘리스크 테이킹(위험감수)’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조성해 생산적 실패를 용인하고 장려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연구풍토 개선을 주문했다.
황 단장은 “차세대, 차차세대 대형 먹을거리를 발굴하고, 이를 현실화해 대한민국을 2020년까지 세계 5대 기술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것이 소망”이라는 각오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황 단장은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과 미국 인텔사 자문을 지냈다. 이후 1992년부터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연구소 소장과 부사장을 거쳐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회사 사장으로 일했다. 그는 플래시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창안, D램 및 플래시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주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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