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잠자리를 함께한 동영상이 유출돼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인도네시아 가수가 처벌 위기에 몰려 사회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5일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에선 인터넷을 중심으로 유명가수 나즈릴 이르함과 2명의 여성 모델이 잠자리를 함께한 섹스비디오가 유포됐다. 현지 언론은 이달 초 이르함의 노트북이 도난당했으며, 그때부터 섹스비디오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연예인 스캔들이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르함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처벌하기로 하면서 사회문제로 비화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사회적으로 성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하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2008년엔 음란한 메시지를 담은 사진이나 동영상, 공연 등을 생산하거나 전파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반(反)포르노법이 통과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 법에 따라 이르함을 최고 징역 12년 또는 60만달러(약 7억3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영상을 배포할 의도가 없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동영상을 제작한 것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젊은층과 일부 정치인들은 “반포르노법은 규정이 애매하고 처벌이 너무 가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 무슬림 인사들은 이르함의 ‘공개처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어 인도네시아 사회가 섹스동영상을 두고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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