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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페이지] 갈라서는 노인 급증… 황혼이혼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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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1-10 19:16:52 수정 : 2011-01-10 19: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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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 법무사 사무실로 웬 할머니가 찾아오셨다. 상담을 청한 할머니는 72세였다. 72세라고 하면 자녀 모두 출가하고 손자까지 보셨을 연령인데 할머니가 찾아온 이유는 놀랍게도 75세인 할아버지와 이혼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라는 것이었다.

나는 앞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사실 시간은 길어야 10년이고 짧으면 당장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연세인데 왜 굳이 이혼을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단호하게 “더 이상 맞고, 무시당하며 살기 싫다”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결혼 후 지금까지 수십년간 수시로 폭행을 당했는데, 그동안은 자식들 결혼 때문에 참았으나 이제는 걸림돌이 없어 당장 이혼하고 싶다고 했다.

이제는 할아버지의 폭력을 더 이상 견딜 힘도 없고 하녀 노릇 하며 살기도 싫다고 했다.

할머니의 단호함에 달리 방법은 없었으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청소년 문제 등에 몰두하는 사이 노년층의 황혼이혼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지낸 건 아닌지 국가·사회적으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젊은이 못지않게 노인들도 이혼을 주저하지 않는다. 비록 노년층이지만 우리 사회의 정신적 어른인 부모 세대가 이렇게 이혼으로 갈라선다면 너무나 불행한 일이다.

정부는 젊은 층의 이혼을 막기 위해서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황혼이혼과 그 원인이 되는 노년층 가정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

김경자·인천 남동구 구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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