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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놀이공원 가자 성화인데… 서글픈 서민들

입력 : 2011-05-10 08:47:50 수정 : 2011-05-10 08: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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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 입장료·식비 등 20만원 넘어 엄두도 못 내
4일 자녀 2명을 데리고 서울 잠실의 어린이 전용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를 찾은 이모(34)씨 부부는 입장권을 끊으면서 큰 부담을 느꼈다.

이씨는 “표값만 10만원에 주차비도 3시간만 무료이고, 식비를 감안하면 20만원은 넘겠다. 아이들 요금도 그렇고 어른들 입장료까지 비싸게 받는 건 심하다”고 푸념했다.

주 5일제와 ‘놀토’(학교가 쉬는 토요일) 등으로 주말마다 주요 놀이공원과 테마파크, 어린이 공연장은 북새통이다. 문제는 해당 업계가 놀이·문화시설에 따라다니는 부모들의 입장료를 배려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높다는 점이다. ‘동심’을 앞세운 상술에 서민·저소득층 가정 자녀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용인 에버랜드(3만1000원)와 서울 롯데월드(2만6000원)의 어른 입장료는 어린이보다 20%가량 비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파워레인저’ 뮤지컬 공연(4∼5일 대구)도 어른, 아이 구분 없이 R석 4만5000원, S석 3만5000원을 받는 등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해당 업계는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놀이공원 관계자는 “어른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놀이기구도 많고 볼거리가 많아 어른 요금이 부당하게 비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키자니아 측도 “어른 입장료에는 운영비와 마케팅비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2009년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저소득 가정 부모들은 자녀 양육과 관련해 ‘방과 후 자녀 방치’(37.5%)에 이어 ‘문화 활동 부족’(28.4%)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한 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놀이공원에 가고 싶어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은데 집안 사정을 아는지 잘 표현하지 않는 걸 보면 가슴아프다”고 전했다.

중앙대 최영 교수(사회복지)는 “보건복지부가 지역아동센터 등을 통해 영화감상 같은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며 “해당업계도 서민·저소득층의 어려움을 헤아려 입장료 등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김유나 기자 heyd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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