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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잃어버린 베트남도 '한자 부활' 움직임

관련이슈 한자를 다시 본다

입력 : 2011-07-01 18:41:00 수정 : 2011-07-01 1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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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佛, 식민 통치 위해 한자 폐지
베트남어 60% 한자어… 정작 국민은 몰라
中과 교류 활발해지자 중요성 다시 부각
‘싸호이’, ‘찐찌’, ‘코아혹’, ‘쭝꾸옥’, ‘티쯔엉’, ‘엄냑’. 각각 ‘사회’(社會), ‘정치’(政治), ‘과학’(科學),‘중국’(中國), ‘시장(市場), ‘음악’(音樂)을 뜻하는 베트남 단어다. 한자를 안다면 이 단어들이 무슨 뜻인지를 단박에 알 수 있다. 정작 베트남 사람 중에 이 단어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아는 이는 별로 없다. 프랑스 지배를 받으면서 19세기 말 로마자식 표기를 도입하면서 한자를 잃어버린 결과다.

베트남은 기원전 200년 한자를 받아들이고 과거제를 실시한 한자문화권 국가였다. 베트남어의 60%가량이 한자어다. 베트남에는 우리의 옛 향찰처럼 한자를 이용해 베트남식 발음을 적는 ‘쯔놈’도 있었으나 한자가 2000년 가까이 공식 문자로 자리 잡았다.

한자 폐지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 식민지 통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전통문화와 단절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졌다. 한자 대신에 17세기 프랑스인 선교사가 고안한 로마자 표기법이 ‘꾸옥 응으’로 불리면서 보급됐다. 1919년 과거제까지 없어지면서 한자 사용은 더욱 줄어들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싸호이’와 같은 단어의 로마자식 표기는 물론이고 뜻도 따로 익혀야 한다.

최근 중국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새로 만들어진 1966개 단어 중 353개가 중국 한자어일 정도로 베트남에서 한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09년 초 하노이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자교육을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자 베트남 정부가 이를 신중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노영순 한국해양대 연구위원은 “베트남 사람들은 한자를 몰라서 불편함이 없다고 하지만 지식인들은 베트남이 국력을 키우려면 한자를 알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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