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업을 하는 정승철씨(53세)는 얼마 전부터 음식을 먹기만 하면 신트림과 함께 신물이 오르고, 가슴이 화끈거리는 불쾌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병원을 찾았다. 정씨의 진단명은 ‘역류성식도염’이었다.
역류성식도염은 남성이 여성에보다 발병률이 약 8배 정도 높다. 남성의 음주와 흡연율이 높기 때문이다. 정씨는 사업 관계상 술자리가 잦았기 때문에 그 역류성식도염의 발생 가능성이 더욱 컸던 것이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산이나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증상이 지속되어 식도가 헐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역류하면서 가슴이 화끈거리는 통증, 신트림, 목과 가슴 사이에 무언가 걸려 있는 듯한 이물감, 답답함, 속쓰림 등이 주요 증상이다. 십이지장의 내용물이 역류하면서 구취가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이 계속되면 초기에는 위산 등으로 인해 식도 점막에 염증, 궤양, 출혈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악화되면 식도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외에도 위산이 기도로 넘어갈 경우 만성기침, 마른기침, 천식, 후두염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폐로 넘어가면서 각종 폐 질환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식도는 음식물이 지나가는 길이다. 식도에는 4개의 협착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아래쪽에 있는 ‘횡경막 협착부’는 식도와 위가 연결되는 부분으로, 위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넘어오지 않도록 ‘하부식도괄약근’이 막고 있다. 그러나 하부식도괄약근에 문제가 생겨 협착부를 제대로 막지 못하면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오게 된다.
보통 소화불량 등의 요인으로 위 안의 내용물이 늘어난 경우, 눕거나 구부린 자세에서 위(胃)의 내용물이 위와 식도 연결 부위인 협착부에 걸리면 음식물이 역류하게 된다. 비만, 임신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원인은 술과 담배라 할 수 있다. 담배에 포함된 독성화학물질이 신경을 자극하여 식도하부괄약근의 운동성을 낮추기도 한다. 이때 술과 담배로 인해 위산분비가 촉진되면 위 안의 내용물이 쉽게 역류하는 것이다. 또한, 역류성식도염이 나타난 상태에서 술과 담배를 하게 되면 염증이 더욱 심해지는 등 증상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역류성식도염을 앓고 있다면 즉시 금연, 금주 하는 것이 좋다.
역류성식도염은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방법이라 할 수 있다. 생활습관과 식사습관을 개선하면서 인체 균형을 잡아주면 쉽게 좋아지기도 한다.
역류성식도염을 치료하려면 규칙적인 식사가 가장 중요하다. 과식을 피하고,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자극적인 음식은 멀리하면서 다양한 식단으로 영양의 균형을 꾀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기름진 음식, 커피, 홍차, 초콜릿, 신맛의 음료, 탄산음료 등도 멀리한다.
식사 후 바로 눕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과체중인 사람은 체중을 줄이는 것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몸을 조이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고, 몸을 구부리거나 허리를 굽히는 동작은 피한다.
증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면 한방 치료를 통해 위장과 기도를 안정시키고, 정상적인 소화 기능을 되찾아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기도의 염증을 진정시키면서 위장의 기운을 돋워 소화기능이 회복되도록 하는 치료를 한다. 위장의 기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면 위산이 과다 분비되어 증상이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역류성식도염 증상이 나타나면 제산제나 소화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작용일 뿐 근본적인 치료라고는 할 수 없다. 대신 평소 바른 생활습관과 식생활습관을 지키며 한방치료를 통해 위장을 강화하면 역류성식도염이 재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편강한의원 안산점 이봉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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