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란 지음/휴/1만5000원 |
‘트래블 테라피―심장의 속도로 걸어온 천일간의 치유여행’은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편집장과 공정여행 사회적기업 ‘트래블러스 맵’의 여행기획자로 활동하던 저자가 나이 마흔 즈음 한꺼번에 닥쳐온 개인사적 문제에 상처 입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떠난 여행의 기록물이다. 재산도 명예도 사랑도 우정도 모두 떠나버렸을 때, 숨쉬기 외에는 어떤 운동도 싫어했던 여자가 마지막으로 숨쉬기 위해 자기를 부린 곳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집 앞 산책길이었다.
“나에게 여행은, 숨쉬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냥 숨쉬기. 밥 잘 먹고 숨 잘 쉬고 사는 것 같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숨이 답답하고 짧아지고 가빠질 때 숨을 쉬러 여행을 떠나는 것 같아요. …마치 물속에서 수영을 하다가, 물 밖으로 확 솟구쳐 올라 숨을 고르는 것. 그게 여행일 거예요.”
자연은 저자에게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했다. 천일이 지난 지금, 하늘과 바람과 비와 눈과 숲 속에서 풍욕을 마친 저자는 타인과 세상, 무엇보다 자신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갖게 됐다고 고백한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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