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불법조업 중국 어선을 나포하다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인천해양경찰서 이청호(41) 경장은 경력 13년의 베테랑 해경이다.
1996년 특전사 예비역 중사로 전역한 이 경장은 1998년 순경 특채를 통해 해양경찰에 투신한 뒤 특수구조단, 특수기동대, 특공대 폭발물처리팀 등을 거치며 줄곧 바다를 지켰다.
이 경장은 불법조업 중국 어선에 대한 나포 작전 땐 늘 선봉에 나서며 다른 대원들의 모범이 됐다. 이번 작전에서도 조타실 투입조 5명 중 가장 먼저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다.
이 경장은 지난 4월에는 중국 어선 나포 유공으로 해양경찰청장상을 받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인명구조 유공 표창을 받았다.
이 경장은 가정에서는 자상한 남편이자 3남매의 듬직한 아빠였다. 유족으로는 부인(37), 딸(14)과 아들 2명(12살, 10살)이 있다.
인천해경 특공대 문병길(37) 경사는 “해경 임용 동기인 이 경장은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 중국어선 단속 업무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으로 향했다”며 “주말이면 가족끼리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이렇게 가다니 허망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 경장의 빈소가 마련된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동료와 친지 200여명이 찾아와 명복을 빌었다. 이 경장의 부인은 정복 차림의 동료들을 보자 이 경장이 생각난 듯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고인의 어머니가 뒤늦게 장례식장에 도착하자 빈소는 울음바다가 됐다.
이 경장의 어머니는 손자, 손녀를 부둥켜안고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에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토해냈다. 이날 빈소에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김해진 특임차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송영길 인천시장 등이 다녀갔다. 또 이명박 대통령, 김황식 국무총리,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 보낸 수십개의 화환이 빼곡히 진열돼 애도의 물결을 이었다.
인천=이돈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