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0일(현지시간) 영국 채텀 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아시아 담당 수석인 케리 브라운을 인용해 “김정은의 젊은 나이와 경험 부족의 틈을 노련한 권력 실세들이 비집고 들어갈 가능성이 열려 있고 이는 김정일이 바라던 승계와는 큰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김정은의 권력 승계는 이들 세력들의 위태로운 합의를 바탕으로 한 큰 타협”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가장 큰 실세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이 이끄는 계파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브라운 수석은 최소한 김정은의 초기 안착 기간에 장성택이 섭정할 수 있다는 합의가 북한 고위층 사이에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 브루스 커밍스(68) 시카고대 역사학과장은 미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북한의 지도층은 자신들의 권력과 특권을 보호하기 위해 김정은을 정권 지속성과 권력의 주요 상징으로 내세울 것”이라며 “김정일과 김정은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은 장성택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텔레그래프는 또 김 위원장의 딸인 김설송(36)이 국가 선전부문에 요직을 차지해 장성택의 주요 경쟁자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남은 2001년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승계에서 배제됐으나 위상 회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8년 김 위원장이 쓰러졌을 때 의사들을 부르고, 외국 귀빈들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을 대신해 영접하기도 했다.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김정남이 오랫동안 생활한 마카오의 자택에서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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