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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화두로 인간세계 모순 파헤친 러시아 대문호

입력 : 2012-01-06 21:56:04 수정 : 2012-01-06 21: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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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지음/문학동네/1만6000원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도스토옙스키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이병훈 지음/문학동네/1만6000원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1821∼1881), 그는 19세기 러시아의 작가이자 모순덩어리 인간세계를 가장 적나라하게 파헤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는 가난이었다. 푸시킨,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등 19세기 러시아 작가들은 대부분 부유한 귀족 출신이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계층이었다. 도스토옙스키는 평생 풍족한 생활을 누려보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도 항상 빚에 쪼들려 채 퇴고도 하지 못한 원고를 헐값에 넘겼다. 비교적 형편이 좋았던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곤차로프 등은 장당 500루블을 받았던 반면,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 ‘백치’ ‘악령’의 원고료로 장당 50루블, ‘미성년’은 205루블 내지 210루블, 마지막 소설인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도 300루블을 받았다. 그는 10년간 룰렛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기도 했다. 모든 빚은 죽기 1년 전에야 겨우 청산할 수 있었다. 이런 삶의 기억들은 그의 삶과 문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다.

바실리 페로프가 그린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초상화(1872년작).
그의 첫 작품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도스토옙스키가 살았던 19세기 중후반, 러시아 사회는 빈부격차에 신음했다. 짧은 기간에 도시 빈민들이 빠른 속도로 팽창했고, 그들은 마땅히 먹고살 것이 없었다. 그런 러시아인들은 ‘죄와 벌’ 등에서 실제에 가깝게 묘사됐다.

고난에 찬 시베리아 유형이 오히려 그를 천재작가 반열에 올려놨다. 1849년 사회주의 지식인들의 모임인 페트라솁스키 서클에서 금서인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한 혐의로 체포되어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졌다. 그는 ‘죽음’과 ‘부활’을 경험했다. 특히 옴스크에서 4년간 감옥살이를 할 때 악화된 간질 발작은 도스토옙스키를 평생 괴롭혔다. 도스토옙스키 소설 주인공들 중에는 간질병을 앓는 인물이 유독 많다. 1878년 말년에는 막내아들 알료샤를 간질 발작으로 잃었다.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에게 유전된 병으로 아들이 죽자 커다란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도스토옙스키가 살았던 시대는 유럽에서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발표로 마르크스 광풍이 휘몰아치는 시기였다. 로마노프 왕가의 학정에 시달리던 당시 러시아인들에게 사회주의자 마르크스는 신과 같은 존재였고, 도스토옙스키 역시 사회주의의에 매료됐다. 그의 작품에는 이런 시대상과 인물 묘사가 제대로 드러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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